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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인서화가들이 넋을 뺀 부안 직소폭포, 국가 명승 된다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조선시대 시문에 능한 인문학 대가들은 그림도 잘 그리거나, 즐겼다. 다산 정약용은 강진 유배시절 백운동 정원 주변 절경을 소재로 시를 지은 뒤 한 수 한 수 마다 그림을 그려넣도록 했고, 화가로만 알고 있는 겸제 정선은 알고보면 청하현감(포항시장)을 지낸 문신이자 인문학자로 삼척부사와 어울려 시화를 즐겼다고 기록돼 있다.

특히 조선후기 강세황(1713∼1791)은 시문과 그림에 모두 능통했다. 그는 과거시험에 당당히 장원급제 하면서 탄탄대로를 걸을 수도 있었지만 벼슬은 오래하지 않고 시문서화에 몰두해 김홍도 등을 키워냈다.

부안 직소폭포

요즘으로 치면 여행작가이기도 한 강세황은 전북 부안 직소폭포에 이르러 이곳의 절경에 취해 유명한 ‘우금암도(禹金巖圖)’를 남긴다.

시문과 그림이 어울린다는 것은 “절경에 예술 있다”고 표현할 만큼, 감흥의 발로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요즘 처럼 기능 중심으로 시문과 서화를 배우다 보니 인문대학과 미술대학의 거리는 멀어만 보이지만, 옛날엔 명승을 보고 느낀 감흥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려는 마음이 글과 그림으로 자연스럽게 함께 나타난 것이다.

강세황이 감탄하며 붓을 춤추게 했던 부안 직소폭포와 그 일대가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에 의해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 예고됐다.

변산반도의 중심부에 자리한 ‘부안 직소폭포 일원’은 웅장한 폭포와 여러 못을 거치며 흐르는 맑은 계곡물의 풍광이 매우 아름다워 예부터 사람들이 즐겨 찾던 경승지이다.

강세황 뿐 만 아니라, 개항기 순국지사 송병선이 쓴 ‘변산기(邊山記)’등 많은 시객과 문인들이 글과 그림을 통하여 직소폭포 일원을 즐겼던 기록들도 상당수 전해 내려오고 있다.

또한, 가뭄에 실상용추에서 기우제를 지냈다는 설이 내려오는 등 역사문화면에서도 가치가 크다.

경관의 중심을 이루는 직소폭포는 변산반도를 대표하는 변산팔경 중 하나로 불리며, 폭포 아래 ‘소(沼)’ 실상용추(實相龍湫), 분옥담(噴玉潭), 선녀탕 등 절경의 계곡으로 이어진다. 실상용추란 직소폭포 밑의 소(작은 못)로, 선인봉 아래 자리한 사찰 ‘실상사’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부안 직소폭포 주변 가을 풍경

폭포와 그 주변은 화산암에서 생겨난 주상절리와 침식지형으로 구성되어 지질학적인 가치가 매우 크며,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고 있는 점도 높게 평가됐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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