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은 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북미 교착상태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북미관계 진전이 필요하다며 미국의 ‘아웃소싱’을 촉구했다. 자료사진.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미국을 방문중인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이 연일 북미대화 교착 속 한국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문 특보는 9일(현지시간) 뉴욕 코리아소사이어티 비공개 간담회 뒤 “북미 교착상태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서 남북관계를 개선함으로써 북미관계를 풀어갈 수 있지 않겠느냐”며 “북미대화가 제일 중요하지만 풀리지 않으면 제2 또는 제3의 방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이 북한과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 특보는 학자로서의 사견임을 전제로 “남북 또는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과 긴밀히 협의해 돌파구를 만드는 등 유연성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우리에게는 사활이 걸린 문제다. 실존적 문제”라면서 “미국이 전향적으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문 특보는 다만 미국의 반응은 아직까지는 부정적이라고 전했다. 그는 미국의 기류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오랜 지인인 국무부 고위관리가 ‘미국의 외교정책에는 아웃소싱(외주 위탁 처리)이 없다’고 하더라”면서 “미국도 이젠 생각의 틀을 바꿀 필요가 있다. 미국도 외교정책을 아웃소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미국이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를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문 특보는 “미 행정부가 문 대통령 신년사를 신중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일부에선 독자행동을 우려하기도 하는데 유엔 제재 하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워싱턴에 가니깐 ‘문재인 신년사’ 걱정을 많이 하는데 미국만 나서서 되는 게 아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문 특보는 북한을 향해 남북관계에서의 입장 전환도 촉구했다. 그는 “북한이 긍정적으로 나와서 화답하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며 “미국과 잘 얘기가 되지 않으면 우리와 얘기해서 잘 해나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북미관계가 잘돼야 남북·한미관계가 잘 된다는 ‘북미 우선주의’ 접근으로 했는데 안 풀린 것”이라면서 “남북이라도 해서 잘 되게 해야 한다. 중재보다는 촉진자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문 특보는 지난 6일 미 싱크탱크 국익연구소가 워싱턴DC에서 연 세미나 계기에도 개인 자격의 발언을 전제하면서 북미협상에서 미국이 더 유연해지고 현실적일 필요가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가 추진중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에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포함하는 식으로 돌파구를 마련해야한다고 제언한 바 있다.

한편 문 특보는 현안으로 떠오른 호르무즈해협 파병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이란의 분쟁과 전투의 형태가 구체화하면 미국이 요청할 텐데 그때 판단해야 한다”면서 “아직 전투가 어디서 어떻게 벌어질지도 모르는데 어디로 보내느냐. 북한의 위협도 있는데 현역군인을 보낼 수는 없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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