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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회의 땅인데…‘중동 리스크’로 중소기업 좌불안석
기업활동 위축으로 교역 차질
유가·환율 급등 후폭풍도 우려

미국과 이란이 사실상 ‘전시’로 접어들면서 불거진 중동리스크에 중소기업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이 리스크는 크게 중동 시장에서의 기업활동 위축과 유가 상승·환율 급등 등 후폭풍으로 인한 기업 부담 등 두 가지로 요약된다. 가뜩이나 리스크 대응능력이 취약한 중소기업들로서는 좌불안석이다.

중동은 국내 기업들에 여전한 ‘기회의 땅’. 지난해 11월 수출액 기준으로 사우디 아라비아가 24위(33억3543만달러),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25위(31억3831만달러), 이라크 36위(17억8643만달러)로 교역 규모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한류’도 거세, 수출 중소기업들은 “중동은 직접 진출을 하지도 않았는데, 바이어들이 먼저 연락이 오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건설, 플랜트 등 굵직한 수주건도 꾸준하고, 건설 경기가 좋다 보니 조명이나 주방 등 각종 건자재에 대한 수요도 풍부하다. 특히 ‘K-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중소기업 진출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란의 미국에 대한 보복 천명, 핵 합의 탈퇴 등으로 중동 전체가 잠재적인 화약고가 됐다.

법무법인 율촌에서 중동 팀장을 맡고 있는 신동찬 변호사는 기업들의 대처에 대해 “초유의 상황인 만큼 인력의 안전이 최우선”이라 강조했다. 그는 “위험이 이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중동 전체에서 미국과 협력하는 국가, 기업에 대한 보복이 이뤄질 수 있다. 수주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출장을 다니는 경우도 많은데 임직원의 안전이 최우선”이라 당부했다. 그는 “인원 철수나 공사 중단 등의 상황에서 향후 발주처와 분쟁 발생 가능성을 줄이려면 불가항력으로 인정받는 조항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라크가 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등 분쟁이 이라크로 옮겨가는 만큼, 이라크에서의 비즈니스도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동 시장에서의 직접적인 활동은 플랜트나 건설 수주 등 대기업 비중이 크다. 반면, 유가 상승이나 환율 급등 등 후폭풍으로 인한 부담은 중소기업들이 더 취약하다.

유가는 OPEC 국가들의 원유 생산량 감산 확대와 미·중 무역 갈등 등 국제 정세의 영향으로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에만 10% 넘게 가격이 상승하기도 했다. 지난 3일(현지시각) 미국이 이란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을 피살한 이후 다시 급등세를 타고 있다. 공습 직후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3.1%가 올라 63.05달러까지 갔다. 매일 오름세를 경신하며 지난 6일(현지시각)에는 배럴당 63.27달러까지 올랐다. 인도 투자사 코탁 등 일각에서는 65.5달러까지도 올라갈 것이라 전망했다.

치솟는 유가는 중소기업의 생산 부담에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한 부품 제조업체 대표는 “중동 리스크는 직접 거래하는 기업들만 해당되겠지만 유가 부담은 공장을 돌리는 업체라면 어디나 해당된다”고 토로했다.

정유탁 중소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유가 상승세는 중동 정세가 불안한 만큼 한 동안 계속 가겠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가 최근 생산을 재개했고, 브라질 등 비OPEC 국가들은 원유 생산을 늘리는 측면도 있다”며 “중소기업들이 유가 변동성에 더 취약한 만큼 유의깊게 보면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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