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조지루커스·마돈나·홍라희…세계 미술시장 주무르는 슈퍼컬렉터 30인
세계의 슈퍼컬렉터/이영란 지음/학고재

상상해 보자. 문을 열고 집에 들어가면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앤디워홀의 ‘캠벨 스프’가 걸려있다면? 미술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억’소리나는 광경이다.

전세계 미술계는 물론 미술사를 주무르는 슈퍼 컬렉터 30명을 망라한 책이 출간됐다. 미술칼럼니스트 이영란이 월간 ‘서울아트가이드’에 지난 2016년부터 3년간 ‘세계의 슈퍼컬렉터’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칼럼을 선별했다. 헤럴드경제에서 30년간 근무하며 미술 기자를 역임한 미술 전문가답게 ‘슈퍼 컬렉터’들의 컬렉션 의미와 취향, 방향까지 짚어준다.

600억 원이 넘는 명작을 비즈니스에 활용해 큰돈을 벌어들이는 사업가가 있는가 하면, 세간의 평가에 아랑곳하지 않고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 시대와 역사를 일깨우는 뜻 깊은 작품만 골라 수집하는 이도 있다. 막 싹을 틔우는 무명 작가를 세상에 소개해 스타 작가로 날아오르게 하는 후원자형 컬렉터가 있고, 돈과 성공, 원리 원칙 밖에 모르던 완고한 억만장자가 예술을 만나 깜짝 놀랄 만큼 유연해진 경우도 있다.

명품시장에서 숙명의 라이벌인 LVMH와 케링그룹은 컬렉션을 놓고도 한 판 경쟁을 펼친다. 프랑수아 피노 케링그룹 회장은 2006년과 2009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팔라초 그라시와 푼타 델라 도가나를 개관하고 그곳에 자신의 소장품을 전시했다. ‘포스트 팝’전, ‘피카소 1945~1948’전, ‘루돌프 스팅겔’전을 비롯 지난 2017년 엄청난 흥행을 거둔 ‘데미안 허스트’전 등 굵직한 전시로 세계미술계이 흐름을 좌지우지했다. 베르나르 아르노 LVMH회장은 2013년 파리 볼로뉴 숲에 루이비통 재단 미술관을 오픈한다. 연간 100만명이 넘는 관람객을 동원하는 이 미술관은 파리의 명소이자 현대미술계의 거점이기도 하다.

서른명의 컬렉터 가운데 할라우드 인사들도 있다. 영화감독 조지 루커스, 드림웍스 창립자이자 음반 제작자인 데이비드 게펜, 가수 마돈나, 배우 브래드 피트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는 할리우드의 컬렉터 중에서도 컬렉션의 방향성과 수준이 뛰어난 축에 속한다. 선정적인 가수로만 각인된 마돈나의 컬렉션에 임하는 진지한 자세와 투철한 목표 의식은 특히 돋보인다.

카지노 거물 스티브 윈은 아예 “화제가 될 만한 알짜 작품만 좋아한다”고 피력한 바 있다. 투자 가치를 지독하게 따지는 컬렉터 또한 적잖다. 그러나 그런 이들도 수집품이 쌓여 수백, 수천 점을 넘어서면 공공 미술관에 기증하거나 개인 미술관을 세우는 쪽으로 마음이 기운다.

국내 컬렉터 가운데는 삼성전자의 이건희·홍라희 부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김창일 아라리오 회장, 송영숙 한미사진미술관 관장을 다룬다.

컬렉터들 소개 끝에는 그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미술관도 함께 소개됐다. 컬렉터들이 심혈을 기울여 수집한 예술품이 자신의 것 만이 아니라 만인의 것임을 느끼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소가 바로 미술관이다. 그렇기에 미술관은 작품을 담는 거대한 그릇이자, 그 자체로도 또 다른 작품이다. 이한빛/vicky@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