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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또 멈춘 연구용원자로 ‘하나로’, 희귀병치료제·중성자빔 연구 비상

약 1년간 가동이 중단됐던 국내 유일의 연구용원자로 ‘하나로’가 재가동을 위한 테스트 중 다시 멈춰섰다. 하나로는 지난 5년간 잦은 설비 고장으로 가동과 정지를 반복하면서 조기 재가동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더 큰 문제는 하나로의 장기 가동정지로 인해 암 치료용 방사성 의약품 생산과 중성자빔을 이용한 연구개발이 차질을 빚게 돼 손실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19일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7일 테스트 중 자동 정지된 하나로의 냉중성자 계통의 오류를 확인했고, 조만간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상세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최기용 원자력연 연구로기술단장은 “이번 테스트 중 자동 정지는 기술적으로는 큰 문제는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장기 미가동으로 인한 기계적 결함일뿐 방사성물질 누출 등 안전에는 이상이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하나로는 지난 2014년 원자로 건물 내진성능 보강공사를 위해 3년 5개월간 장기 가동정지 이후 2017년 12월 5일 재가동한 뒤 2018년 7월 자동정지, 그해 12월 설비이상으로 다시 수동정지됐다.

원자력 전문가들은 하나로가 25년이 넘으면서 관련시설이 노후화됐고 장기미가동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하면서도 안전성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최성민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는 “하나로의 경우 외국의 연구용원자로에 비해 까다로운 규제를 받고 있다”면서 “시운전 할때마다 생길 수 있는 작은 결함으로 하나로 재가동이 늦춰지면 국가차원에서도 큰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에 따르면 미국 국립표준연구소의 20MW 연구용 원자로는 2016년과 2017년 각각 총 3회의 계획되지 않은 정지가 발생했지만 이에 따른 총 가동일 수 손실은 각각 4.4일과 5.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안전성 문제 해결없이 재가동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핵재처리실험저지 30km연대는 성명을 통해 “하나로가 재가동 승인을 받은지 2주도 안돼 고장으로 멈췄다”면서 “대도시 한복판에 있는 하나로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당장 폐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나로의 장기 가동중단에 따라 국내 의료산업계와 연구계에도 큰 피해가 발생하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하나로는 암 진단 및 치료를 위한 방사성 의약품 생산, 첨단과학 연구를 위한 중성자빔 활용 연구, 방사화 분석을 활용한 초미세먼지 연구 등을 지원해 왔다.

특히 희귀질병 치료제의 원료로 사용되는 방사성 요오드 생산이 중단돼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중성자빔을 활용한 기초연구가 중단되는 등 국가 과학기술 및 산업 측면에서 큰 손실을 끼치고 있다. 실제 하나로 정지 3년간 방사성 요오드 수입액은 약 45억원, 비파괴선원 제조기업 매출감소는 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교수는 “KAIST 학생들도 지난 5년간 중성자빔을 이용한 실험을 할 수 없어 해외시설을 이용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서 “원자력연구원과 원안위가 현 상황의 신속한 해결과 하나로가 안정적으로 가동될 수 있도록 적극적 노력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구본혁 기자/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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