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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이정규 주스웨덴대사] 타협과 상생 그리고 혁신의 나라, 스웨덴

‘말괄량이 삐삐’를 기억하시나요?

우리 아이들이 어린 시절 가장 즐겨보았던 이 작품이 스웨덴의 아동문학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작품이라는 사실을 스웨덴에 와서 알게 되었다. 스웨덴은 우리에게 ‘라테파파’로 대변되는 복지국가로 익히 알려져 있지만 아직은 다소 먼 나라로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스웨덴은 알고 보면 우리와 깊은 인연을 맺어 왔고 오늘날 경제적으로도 가까운 나라이다. 6·25 전쟁 당시 우리나라에 1000여명의 의료진을 파견하여 부상자를 치료해 준 고마운 나라다. 올해는 스웨덴과 외교관계를 맺은 지 60년이 되는 해이다.

‘황금 중도’라는 표현이 있다. 타협, 이해, 조화를 중요시하는 스웨덴의 국민성을 표현하는 말이다. 안드레아스 노를리엔 스웨덴 의회 의장은 스웨덴이 민주주의를 오늘날까지 잘 지켜 오는데 기여한 핵심 가치중 하나로 ‘타협’을 강조한다. 타협은 협상을 성공시키는 필수요소이다. 협상은 서로가 양보를 하면서 각자의 이익을 최대화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만약 상대의 일방적인 양보만을 고집하거나 상대를 무릎 꿇일 목적이라면 협상은 성공할 수 없다. 스웨덴 사람들은 인내심과 함께 상대에게 자기 이익의 일정 부분을 양보하면서 민주주의를 발전 시켜 온 것이다.

1938년 스톡홀름 인근 쌀트쉐바덴이라는 곳에서 역사적인 노사대타협이 이루어졌다. 몇날 며칠을 같은 호텔에 머물면서 협상에 몰두하여 노사 대표 간 위대한 대타협을 만들어 냈다. 이것이 노사관계의 노르딕 모델로 칭송 받는 쌀트쉐바덴 협약이다.

스웨덴을 포함한 노르딕 국가에는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일종의 행동 지침인 ‘얀테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10가지로 구성된 이 법칙은 ‘당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당신이 남들보다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마라…남들을 비웃지 마라. 남들에게 뭐든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등 스스로 특별하다고 생각하거나 더 낫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러한 자기 절제적인 행동 지침이 스웨덴 사람들의 정서에 흐르고 있고 이것이 타협과 상생을 가능하게 하는지도 모른다.

스웨덴은 혁신과 창의성의 나라이다. EU회원국 중 유럽 혁신지수 1위, 글로벌 혁신지수 2위 등 지표를 통해 그 혁신성이 입증되었다. 이는 ICT와 바이오 클러스터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대학-연구소-기업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한 우수한 연구기술 교류와 기술의 상업화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볼보, 에릭슨, 스카니아, 이케아, H&M 등 대표적인 스웨덴의 글로벌 기업을 포함 120여개의 스웨덴 기업이 진출해 있다. 이번에 스웨덴의 스테판 뢰벤 총리가 방한한다.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의 스웨덴 국빈 방문시 에릭슨 스튜디오에서 우리나라 5G 기술 시현과 e 스포츠 친선경기가 열렸다. 문 대통령의 6월 스웨덴 방문으로 다져진 협력의 기반 위에 이루어지는 이번 스웨덴 총리의 방한 주요 목적은 우리나라와의 경제협력 확대이다. 아스트라제네카, 에릭슨, 이케아 등 스웨덴의 글로벌 기업과 로보틱스 등 분야의 스타트업 기업 대표 등 80여명의 기업인이 함께 온다. 혁신과 포용의 나라 스웨덴의 뢰벤 총리와 스웨덴 기업인들의 이번 방한이 우리 사회와 양국 경제협력에 어떤 울림을 남기게 될지 자못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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