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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람코 2000조원 ‘세기의 상장’…군침 삼키는 글로벌 투자자들
17일부터 청약 IPO절차 돌입
데뷔 즉시 세계 최고 몸값 전망
28일까지 개인투자자들 청약
0.5% 배정…직접투자 어려워
ETF 간접투자방식 고려할수도
플랜트 등 국내 관련 수혜주 관심

글로벌 투자자들의 눈이 사우디아라비아를 향하고 있다. 지금까지 전 세계 주식시장에서 이뤄진 기업공개(IPO)들을 단숨에 뛰어넘는 초대형 상장이 임박해서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이자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아람코가 그 주인공이다. 오는 17일 주식 청약을 시작하며 IPO 절차에 본격 돌입하는 아람코의 상장규모는 20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야말로 ‘세기의 상장’이다.

아람코는 지난 9일(현지시간) 사우디 증권거래소(타다울) 상장을 위한 투자설명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아람코는 오는 17일부터 내달 4일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실시하고, 17~28일에는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개인투자자에게 배정된 몫은 0.5%다.

최종 공모가는 내달 5일에 결정된다. 시장에서는 아람코의 기업가치가 1조5000억~2조달러(약 1750조~233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2조5000억달러(약 2900조원)을 예측하는 투자은행(IB)도 있다. 2014년 9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알리바바(250억달러)를 제치고 글로벌 IPO 사상 최대 기록을 다시 세우게 된다.

아람코는 증시 데뷔와 즉시 세계에서 가장 몸값 비싼 기업이 될 전망이다. 현재 글로벌 시가총액 1위를 놓고 경쟁 중인 애플(12일 종가 기준 1조1640억달러)과 마이크로소프트(1조1220억달러)를 가볍게 누르고 압도적인 선두를 달릴 것으로 보인다.

아람코의 경쟁력은 원유다. 아람코는 전 세계 원유의 10%를 공급하는 최대 석유 생산기업이다. 지난해 하루 평균 1030만배럴을 생산했는데, 생산비용은 배럴당 2.8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그 덕분에 아람코는 지난해 무려 1111억달러에 달하는 순이익을 달성했다.

아마존과 애플, 삼성전자의 순이익을 모두 더한 것보다 많은 실적이다. 엑슨모빌, 로열더치셸, BP, 셰브론, 토탈 등 5대 메이저 에너지기업의 순익 총합도 크게 웃돈다.

아람코의 향후 주가와 실적은 국제유가 흐름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에 순익이 469억달러로 12% 감소한 것도 저유가 때문이었다. 시장에선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람코 흥행을 위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추가 감산을 압박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가 아람코 주식에 직접 투자하기는 쉽지 않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2015년 외국인의 주식 투자를 허용하기는 했지만, 국내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주식 거래를 지원하는 증권사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예탁결제원의 외화증권 예탁결제서비스도 중동에서는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UAE) 대상으로 제공된다.

대신 중동펀드나 원유펀드, 미국에 상장된 사우디아라비아 투자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통해 간접 투자하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 뉴욕증시에 있는 ‘아이셰어즈 MSCI 사우디아라비아 ETF’의 경우, 알라지뱅크, SBIC 등 사우디아라비아의 금융·에너지 기업들을 담고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등 지수 산출업체들도 사우디아라비아를 신흥국 지수에 편입하고 있고, 아람코 상장 이후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수혜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전망이다. 아람코가 이번 IPO로 조달한 자금으로 석유·비석유 부문에 두루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해외 역량이 있는 건설사가 수혜주로 거론되고 있다. 아람코는 2030년까지 석유화학물 생산량을 현재의 3배 수준인 3400만톤으로 확대하고, 하루 정제량을 500만배럴에서 800만~1000만배럴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플랜트 설계·조달·시공(EPC) 산업이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며 주택, 정유, 화학(NCC), 인프라, 제조시설 등 비석유부문 발주 확대로 산업재의 수혜를 예상했다.

아람코가 주요 주주로 있는 정유사들도 관심을 받고 있다. 아람코는 S-OIL의 지분 63.5%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이자, 현대오일뱅크의 2대 주주이다. 2015년 SK이노베이션의 관계사인 SK종합화학과 합작사를 설립한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화학회사인 사빅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강승연 기자/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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