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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네이버도 찜한 ‘예비 유니콘’…메쉬코리아 ‘소송전’
창업자 학력위조 결국 법정行
일부주주 대표이사 교체추진에
회사측, 주주추천 임원 해임 이어
COO등에 손해배상소송 제기
휴맥스 주도 ‘쿠데타’ 견제 차원
내년 1분기 추가 투자유치 ‘난항’

예비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으로 꼽혀온 물류 브랜드 ‘부릉’ 운영사 메쉬코리아가 창업자와 주주 간 소송전에 휩싸였다. 갈등의 중심은 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창업자)의 학력위조다. 그간 수백억원을 메쉬코리아에 투자해 온 일부 주주들은 고객과 내부 직원들의 신뢰를 잃었다며 대표이사 교체 작업을 준비했는데, 유 대표는 이를 ‘쿠데타’로 여기고 투자자가 추천한 재무 임원을 해임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17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유 대표는 지난 9월 27일 박준규 메쉬코리아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1명에 대해 2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제기 직전에는 박 COO를 해임하기도 했다. 18.4%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 휴맥스가 이를 문제삼아 회사 측과 주고받은 공문을 보면, 유 대표는 박 COO에 대해 ▷인센티브 수취 비위 ▷하급자의 공인인증서 사용 관리감독 부실 ▷정식 휴가계의 사후 제출 등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COO는 지난 2017년 체결된 주주간합의서에 따라 휴맥스가 ‘CFO 지명 권리’를 행사해 선임한 인물이다. 휴맥스는 자체적으로 확보한 박 COO의 소명자료를 토대로 “직위를 박탈할 만한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지난달 18일 해고 통지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며 주주간합의서 위반에 대한 법적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해고 통지는 철회되지 않았고, 지난 13일 박 COO측 법률대리인이 법원에 답변서 및 준비서면을 제출하는 등 갈등은 지속되는 모습이다.

양 측 갈등의 골이 깊어지기 시작한 건 지난달 7월 유 대표의 학력위조가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다. 앞서 유 대표는 다수 언론 인터뷰에서 고려대 중퇴 후 미국 컬럼비아대학을 졸업했다고 밝혀 왔다. 이어 뉴욕 딜로이트 본사에서 2년간 근무했으며 컬럼비아대학 경영대학원(MBA)에도 재학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중앙대 중퇴 후 컬럼비아대학에 입학했으며, 뉴욕 딜로이트 본사 근무와 컬럼비아 MBA는 사실 무근으로 확인됐다. 이에 유 대표는 “무엇 하나 내세울 것 없다는 자격지심에 사로잡혀 학력과 경력을 부풀린 사실이 있다”고 인정했고, 논란은 일단락 되는 듯했다.

그러나 학력위조 논란 이후 수차례 열린 주주협의회 내용을 살펴보면, 유 대표가 논란을 수습하려는 과정에서 다수 주주들이 등을 돌렸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메쉬코리아 주주는 네이버(20.9%), 휴맥스 및 휴맥스홀딩스(18.4%), 유정범(16.8%), 임원 3인(10.2%), 현대자동차(10.1%)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메쉬코리아 경영에 가장 크게 영향력을 미쳐온 것은 휴맥스로,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기도 한 변대규 휴맥스 회장은 유 대표의 ‘멘토’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력위조 사실이 주주들에게 알려진 당시, 변 회장은 주주와 내부 구성원들의 신임만 있으면 사태를 수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유 대표에게 조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박 COO를 통해 확인한 조직 내 분위기는 생각보다 유 대표 유임에 부정적이었고, 결국 변 회장은 유 대표에게 ‘명예로운 퇴진’을 제안했다. 그러나 유 대표는 이를 경영권에 대한 위협이라고 판단, 창업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휴맥스가 주도해 학력위조를 논란화하고 경영권을 빼앗으려 한다’는 뉘앙스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8월 중순께 휴맥스 주도로 소집된 주주협의회에서는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이사회 정비(대표 해임 포함) 안건을 논의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오갔다. 이같은 상황에서 유 대표가 박 COO를 해임하며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다.

유 대표를 포함한 주요 경영진 거취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보니, 추가 투자 유치 작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유 대표는 프리IPO 투자 유치를 위해 올 상반기 외국계 투자은행(IB) 한 곳과 주관사 선정 계약을 조율하기도 했다. 그러나 학력위조 논란 이후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다. 기존 주주와의 논의 없이 투자 유치를 추진한 점이 주주협의회에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아울러 본부장급 주요 경영진 상당수가 유 대표를 신임하지 못하겠다는 의견을 주주협의회에 전달한 만큼, 기존처럼 유 대표가 전방에 나서 투자를 유치하는 그림은 어려워 보인다.

메쉬코리아는 지난 2013년 솔본인베스트먼트로부터의 13억원 시드 투자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총 800억원이 넘는 투자를 유치했다. 특히 지난해 현대차 등으로부터 375억원을 투자받으면서 약 3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 받았다.

최준선 기자/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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