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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간의 재발견 ③] 비주류의 혁신…손창현 OTD 대표가 말하는 '오프라인'의 매력

  • 아크앤북·성수연방·마켓로거스 등
    온라인 시대, 오프라인의 역습
    기능 아닌 사람에 주목…
    스몰브랜드·융합의 가치로
  • 기사입력 2019-11-15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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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현 OTD 대표. [오티디코퍼레이션 제공]

[헤럴드경제=이유정 기자] ‘오프라인의 위기’라고들 한다. 쇼핑은 온라인으로, 외식은 배달앱으로 해결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치솟는 임대료와 인건비, 줄어드는 발길에 숱한 오프라인 매장들이 문을 닫는다. 백화점, 쇼핑몰, 대형마트 등 유통 ‘공룡’이라 불리는 곳들도 예외가 아니다. 이런 오프라인의 위기에, 예상지 못한 역습을 보여주는 사람이 있다. 공간기획자 손창현 OTD코퍼레이션 대표(42)다. 손 대표는 오랜 기간 버려졌거나 발길이 끊긴 공간을 새로운 기획으로 재탄생시킨다.

시작은 우리나라 처음으로 선보인 맛집 편집숍 ‘셀렉 다이닝’이었다. 유명 맛집을 한 곳에 모은 콘셉트로 건대 스타시티의 ‘오버더디쉬’, 광화문 D타워 ‘파워플랜트’, 스타필드하남 ‘마켓로거스’ 등이 그의 손을 거쳐 만들어졌다. 지난해 11월 을지로에 문을 연 서점 ‘아크앤북’은 칙칙하기만 한 도심 빌딩 지하에 취향의 공간을 제공한다. 이외에 라이프스타일 숍 ‘띵굴스토어’, 도시재생 프로젝트 ‘성수연방’ 등 손 대표가 론칭한 공간마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별한 비결이라도 있는 것일까 싶지만, 손 대표는 “‘버려진 공간에 어떻게 사람들을 오게 만들까’라는 고민에서 출발하니 재밌는 것들이 많이 만들어졌다”는 답을 내놓는다.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카페 ‘적당(赤糖)’에서 최근 만난 그는 “기존 리테일 방정식은 멋진 브랜드를 만들고 그 브랜드를 장소에 상관없이 넣으면 됐지만 OTD는 그 반대”라며 “그러다보니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살피게 된다”고 했다.

OTD가 기획하는 공간은 똑같은 브랜드라도 장소마다 다른 모습을 추구한다. 현대백화점 유플렉스 꼭대기층에 새로 연 아크앤북 신촌점은 평상시 서점이었다가, 공연 등 행사가 있을 땐 서점이 사라진다. 모든 가구에 바퀴를 달아 서점 자체를 이동가능하게 만들었다. 이벤트홀로 사용하던 기존 공간을 그대로 살리면서 서점을 선보인 것이다.

손 대표는 “하나의 공간이 하나의 정해진 기능을 1대 1로 갖던 관계는 깨지고 있다”며 “섞이고 융합되는 것을 건축쪽에선 ‘이벤트’라고 한다. 레스토랑, 카페, 서점이 정해진 ‘프로그램’이라면 이들을 융합했을 때 예측불가한 이벤트가 발생한다. 요즘 사람들은 거기서 재미를 느낀다”고 했다.

서울 중구 을지로 부영을지빌딩 지하에 위치한 서점 '아크앤북' 모습. [오티디코퍼레이션 제공]

셀렉 다이닝이나 아크앤북을 만드는 일은 일맥상통한다. 소규모 브랜드들을 모아서 버려진 공간의 가치를 올리고, 매력적인 콘텐츠로 재탄생시키는 것이다. 셀렉 다이닝에는 기존 프랜차이즈가 아닌 지역 맛집이 들어가고, 아크앤북에는 베스트셀러가 아닌 개성있는 책들이 먼저 눈에 띈다. 특히 ‘스몰브랜드’에 주목하는 이유를 묻자 손 대표는 “시장을 독식했던 기존 채널들은 힘을 잃어가고 있다”며 “과거 소수의 방송이 콘텐츠를 독식하고 사람들에게 취향을 강요했다면 지금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람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든다. 이런 현상은 모든 장르가 동일하다”고 꼬집었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F&B나 리테일숍을 단순한 매장이 아닌 ‘콘텐츠’라고 언급한다. 약 10년전만 해도 상업시설을 지으면 콘텐츠를 채우는 일은 단순했다. 장소에 상관없이 비슷한 브랜드만 들어갔다. 하지만 사람들은 점점 차별화된 것을 원하기 시작했다. 손 대표는 애경그룹 산하 AM플러스와 삼성물산에서 백화점, 쇼핑몰 등 상업시설 개발을 담당하며 그 변화를 체감했다.

지난 2007년 애경의 민자사업으로 수원역사를 리뉴얼할 때다. 그는 “롯데·신세계·현대 등 유통업체 빅3에 콘텐츠가 집중되다 보니 싸움이 안됐다. 그때 가로수길이나 이태원 맛집들을 수원 역사에 냈는데 소위 대박이 났다”며 “자본이 열세여도 맛집이라는 콘텐츠를 기획하면 현격한 차이를 뛰어넘는 파급력이 가능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공간 플랫폼 기업 OTD를 탄생시킨 맛집 편집숍 아이디어도 그때 출발했다. 현장에서 경험한 콘텐츠의 힘이 창업의 계기가 된 셈이다.

손 대표가 최근 집중하는 일은 대형마트를 바꾸는 것이다. 그는 “이마트 전점 매출이 떨어지는 가운데 마켓로거스가 들어간 지점은 2% 성장했다”고 밝혔다. 마켓로거스는 하남 스타필드에 처음 론칭한 로컬 맛집 편집숍으로, 평당 매출로 치면 줄곧 1등을 차지한다. 올해 이마트를 비롯한 하나로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에 모두 입점했다. 이외에 그는 새로운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재미난 호텔’도 기획 중으로 글로벌 호텔 브랜드 지하 공간을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kul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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