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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조 베팅 HDC, 애경 울고 산은 웃고
시장기대보다 1조 웃도는 입찰가 제시
애경, 빚 늘리며 인수가 올렸지만 HDC에 밀려
산은, 오랜만에 매각 완료 '눈앞'

[헤럴드경제=김성미 기자]아시아나항공 본입찰에 깜짝 등장은 없었다. 그러나 적격예비인수후보(쇼트리스트)의 깜짝 베팅은 있었다.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시장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입찰가를 써냈기 때문이다.

HDC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면서 다른 쇼트리스트였던 애경그룹은 아쉬운 속내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다만 KDB산업은행은 갖고 있던 매물 중 오랜만에 인수합병(M&A) 성사 가능성이 커진데다 높은 가격까지 받아내면서 웃음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8일 M&A업계에 따르면 HDC 컨소시엄이 전날 아시아나항공 본입찰에 약 2조5000억원에 이르는 인수가격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이 예상한 1조5000억~2조원의 금액보다 적게는 5000억원에서 많게는 1조원을 더 써낸 것이다.

HDC측은 항공업 노하우가 부족하다는 약점을 높은 입찰가로 만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함께 쇼트리스트에 올라있는 애경측은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을 영위하고 있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누구보다 잘 키울 수 있다는 정성적 평가 항목을 강조해왔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 6월 말 기준 현금성자산이 1조6416억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AK홀딩스의 현금성자산은 6132억원 수준이다. 아울러 HDC는 미래에셋대우라는 든든한 파트너를 섭외하며 자금력 우위를 강화했다.

애경측은 약 2조원에 이르는 입찰가를 제시했다. 애경의 자금력을 넘어서는 것은 물론 시장의 기대를 웃도는 금액으로 평가된다. 인수 의지가 강한 애경이 재무적투자자(FI)로 나선 스톤브릿지 이외에 본입찰 직전 한국투자증권을 우군으로 끌어들이며 부족한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M&A 시장에서 오랜만에 미소를 짓게 됐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대우조선해양, KDB생명 등 대형 매물을 갖고 있지만, 제대로 매각을 완료한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한편 또 다른 쇼트리스트였던 KCGI는 애경 측과 비슷한 2조원대를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강성부 KCGI 대표는 대기업을 전략적투자자(SI)로 섭외하려 했지만, 성사하지 못하고 결국 중견 건설사 등을 투자자로 포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의 역할이 명확하지 않아 산업은행이 강조해온 SI의 정성적 요소에 미달되는 것으로 보인다.

M&A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애경은 물론 HDC에도 부담이 될 만한 상황”이라며 “인수자의 자본력이 가장 중요하지만, 아시아나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인수자의 경영 능력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miii0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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