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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텔업계, ‘아트’와 ‘기술’의 콜라보로 품격 높인다
작품 전시를 넘어 생동감 있게 경험토록
신진 작가와 대중의 접점 만들어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눈 앞에 TV로만 봤던 무릉도원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바뀌는 환상적인 풍경에 넋을 잃을 정도다. 몇 발자국 더 옮기니 헤드폰 속에서 소리가 나면서 인터렉티브 시뮬레이션의 아트 게임이 시작됐다. 눈과 귀는 물론, 오감으로 예술을 느끼며 흠뻑 빠질 수 있는 시간이었다. 우연히 파라다이스시티가 개최한 아트랩 쇼케이스를 관람한 박수연(31)씨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예술 세계를 접할 수 있어 흥미로웠다”라며 연신 감탄했다.

호텔업계는 그간 객장의 품격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예술 작품을 자주 활용해왔다. 수천 만원을 호가하는 유명 작가의 그림이나 조각을 몇 점씩 가지고 있을 정도다. 최근에는 능동적인 경험을 중시하는 예술계의 트렌드를 반영해 예술과 기술이 접목된 신진 작가들의 작품 전시로 호텔의 품격을 높이고 있다.

인천 영종도에 있는 파라다이스시티는 아트테인먼트를 표방하다보니 호텔 전체가 미술관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많은 작품이 곳곳에 놓여있다. 세계적 거장부터 신진 작가까지 3000여점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최근에는 예술과 기술이 융합된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파라다이스 아트랩’ 쇼케이스를 처음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대중들이 예술 작품을 보다 생동감 있게 경험할 수 있도록 VR(가상 현실) 등의 기술과 순수 예술을 융합한 것이다.

파라다이스시티가 지난 3일까지 스튜디어 파라다이스에서 개최한 '파라다이스 아트랩'에 전시된 권하윤 작가의 작품 '피치 가든(Peach Garden)'. [사진제공=파라다이스시티]

지난 3일까지 진행된 쇼케이스는 세계 최초 VR방식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권하윤 작가의 작품 ‘피치 가든(Peach Garden)’을 비롯해 200여개 패널의 움직임을 통해 의미를 만드는 김윤철 작가의 ‘크로마 Ⅱ(Chroma Ⅱ)’, 일정한 장소에 가면 헤드폰에서 사운드가 들려오는 권병준 작가의 ‘오묘한 진리의 숲 4’ 등의 작품 10점이 소개됐다.

비스타 워커힐 호텔은 로비에 마련된 비스타 존과 비스타 로드에서 ‘비스타아트’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 7월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된 이번 전시회는 ‘아트 인 디지털 월드(Art in Digital World – Random Access Memory)’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모바일과 소셜미디어로 소통하는 디지털 네트워크 시대에 예술이 우리에게 보내는 삶에 대한 메시지와 역할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작품들로 꾸며졌다. 예술로 만나는 디지털 세상을 보여주다 보니 표현 방식이 매우 도전적이라는 평가다.

이 전시회에 소개된 미디어 아티스트 하석준 작가의 작품 ‘실패한 비너스 알고리즘’은 3D 프린터 기술과 예술을 접목해 예술 조형작업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아이러니한 과정을 표현했다. 또 강준영, 강태구몬, 빠키, 킹홍 등 색다른 시각과 감각을 가진 신진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도 전시회에 참여했다.

호텔 L7명동은 지난 달 ‘명동국제아트페스티벌’을 개최하면서 1층 로비에 대형 미디어 월(Media Wall)을 등장시켰다. ‘국경 없는’이라는 주제로 최병인 감독 등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 5인이 참여했다. 작가 74인의 작품을 빠르게 볼 수 있는 영상전도 함께 열렸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최근 문화·예술을 입은 호텔들이 단순히 로비를 멋스럽게 꾸미는 것을 넘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됐다”며 “고객들도 쉽게 작품을 접하면서 감성을 충전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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