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진에 스톡옵션 몰아주는 관행 탈피
잇단 신규계약으로 주가 반등 기대감
[전자공시] |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지난 7월 코스닥 시장에 특례상장한 언어 데이터 기업 플리토의 '남다른'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부여가 눈길을 끈다. 부여 대상이 이정수 대표이사 등 사내이사를 제외한 일반직원들이다. 창업자 등 사내외 이사에 스톡옵션을 집중적으로 부여하는 특례상장 기업들의 관행에서 벗어난 것이어서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5일 플리토는 이정수 대표이사 등 사내이사를 제외한, 직원 46명 전원에 대해 보통주 2만8000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한다고 공시했다. 오는 2021년 11월 5일부터 5년 간 주당 2만2297원에 플리토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다. 플리토의 주가는 상장 이후 한때 4만200원까지 올랐다가 8월 27일 1만6700원까지 하락했고, 6일 현재는 2만2000원선에서 등락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실무 현장에서 최선을 다했던 직원들에게 그동안의 회사 성장과 상장의 과실을 돌려주는 것이 맞다는 게 창업자 등 경영진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스톡옵션 부여 대상에서 경영진을 제외한 것은 특례 상장을 통해 증시에 데뷔한 기업들의 일반적인 관행과는 거리가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특례상장이 활성화된 2015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51개사가 부여한 스톡옵션 3928만주 중 2009만주가 임원 336명에게 부여됐다. 15%밖에 안되는 소수의 임원에게 스톡옵션의 과반인 51.3%가 몰렸다.
특히 이들 특례상장 기업 대부분은 영업적자가 매년 확대되는 가운데 스톡옵션을 부여해 비용 부담은 늘어나는 반면 기존 주주의 주식 가치는 희석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반면 사업모델 특례상장 1호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플리토는 올해나 내년 중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윤주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7년부터 글로벌 고객사 레퍼런스를 확보하면서 B2B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며 "올해 매출액 66억원을 달성할 경우 내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플리토는 최근 해외 IT 기업과 잇달아 신규계약을 체결하며 실적과 주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미국 소재 IT 기업과 10억원 규모 코퍼스(말뭉치)데이터 판매 계약을 맺었다. 이는 지난해 말 연결 기준 플리토의 매출액의 29.35%에 달하는 규모다.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