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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대통령 ‘아·태 36억’ 묶는 세계최대 FTA 타결 ‘성과’
-비중 큰 인도 일단 제외됐지만 15개국 RCEP 타결
-타결 당일까지 호텔에 모여 ‘장관급 회의’ 열기도
-모디 “인도 걱정 반영 안 됐어” 정상회의서 불만
-참가국 이견 남은 ‘시장개방’ 협상도 막판 변수
문재인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방콕 IMPACT 포럼에서 열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서 아베 일본 총리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방콕)=유오상 기자] 전세계 인구의 절반, GDP의 3분의1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7년여간의 협상 끝에 전격 타결됐다. 전례 없는 ‘메가 FTA’가 출범하며 정부는 우리 기업의 성장 기회가 주어졌다고 평가했지만, 비중이 큰 인도가 협정에 불참하고 시장개방 협상이 남아있어 최종 협정문 타결까지는 진통이 이어질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오후 태국 방콕의 IMPACT 포럼에서 열린 RCEP 정상회의에 참석해 인도를 제외한 15개국 간 협정문 타결을 선언했다. 다만 시장개방 협상 등 참여국 사이에 이견이 남은 부분에 대해서는 오는 2020년까지 협상을 마무리 짓고 최종 서명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RCEP 정상회의에 참석해 “RCEP 타결로 아세안을 중심으로 젊고 역동적인 시장이 하나가 됐다”며 “세계 경기하강을 함께 극복하면서 ‘자유무역’의 가치가 더욱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RCEP을 통해 자유로운 인적ᆞ물적 교류가 확대돼 우리 기업에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협정문 타결 직후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브리핑을 통해 “(RCEP 타결은) 우리의 수출 활력을 회복하고 수출 기반을 다변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 2012년부터 협상이 시작된 RCEP은 지난 7년 동안 28차례의 공식협상과 16차례의 장관회의, 3차례의 정상회의를 진행하며 참가국 간 이견을 조율했다. 이번 아세안 일정에서도 협상 대표들은 밤샘 협상을 이어간 끝에 정상회의 당일에서야 협정문 타결에 합의했다. 유 본부장은 “방콕 시내 호텔을 모두 돌아다니며 참가국들끼리 협상을 이어갔다”며 “타결 직전에는 좁은 방에서 장관들이 의자만 놓고 밤샘 협상을 이어간 끝에 공동 선언문에 합의할 수 있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13억 인구에 GDP만 2조6000억 달러에 달하는 인도가 이번 협정문에 불참하며 협상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RCEP 회원국의 전체 GDP(27조4000억 달러)의 10%에 해당하는 주요 참가국인 인도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정상회의에서 직접 “인도의 우려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한 협상 관계자는 “인도 측은 협상을 더 이어갈 수 있다는 입장이었지만, 의장국인 태국 등 아세안 국가들이 연내 협정문 타결을 주장하며 결국 인도가 참가하지 않게 됐다”며 “그러나 인도가 완전히 불참을 선언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내년 최종 타결까지 협상 여지는 남아있는 상태”라고 했다. 유 본부장 역시 “인도가 언급한 고민에 대해 RECP 16개국이 같이 소통하며 해결 방안을 찾기로 합의했다”며 “인도의 참가 여부를 지금 예단할 수는 없다”고 했다.

RCEP 안에서도 가장 민감한 부분인 ‘시장개방’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점도 최종 협정문 타결에는 변수다. 앞서 참가국들은 국내 산업 보호를 이유로 시장 개방 수준을 놓고 이견을 보여왔는데, 이날 협정문에서도 결국 시장개방 부분은 빠졌다. 내년까지 협상이 이어질 예정이지만, 시장개방에 대한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최종 타결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유 본부장은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시장 개방 관련 이슈 중 대다수가 해결됐다고 봐도 된다”며 “지난 7년간 각국이 협정 타결을 위해 해왔던 노력을 생각한다면 최종 타결에 문제가 생기는 일은 없으리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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