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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개월만에 ‘설전 링’서 싸운 홍준표-유시민…“칼 맞겠다 싶었다” vs “피해의식 있나”
-홍준표 vs 유시민, MBC 100분 토론서 격돌
-조국·검찰개혁·경제 등 각종 현안서 설전
-洪 "柳, 좌파진영 대권후보"…柳 "선거서 볼 일 없어"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좌)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MBC 백분토론 출연 모습. [MBC 캡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다시 링에 올라 격돌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들은 전날 MBC '100분 토론'에서 '공정과 개혁을 말하다'란 주제로 설전을 벌였다. 핵심 쟁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었다. 지난 6월 유튜브 공동방송 '홍카레오'에서 160분간 벌인 토론에 이은 4개월여만의 재회였다.

선공은 홍 전 대표가 날렸다. 홍 전 대표는 "조국 씨가 민정수석으로 있으면서 법무부 장관을 간다고 할 때 내가 '나대지 마라. 나대면 칼 맞는다'고 했다"며 "(그런데)칼을 맞아도 그냥 맞은 게 아니다. 가족 범죄단이다"고 했다. 이어 "(유 이사장이)조국을 '쉴드(방어막)' 치려고 법원·검찰·KBS·야당에 야단치고 너무 나대니 문제가 생기지 않느냐"며 "저 양반이 저러다가 또 칼을 맞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지적했다.

유 이사장은 이에 "조국 교수의 가족을 가족 사기범이라고 말하는 데는 충분한 근거가 없고, 신중히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조국 교수, 정경심 교수가 범죄를 저지르진 않았다고 본다"며 "제 나름의 근거들도 있다"고 되받았다.

두 인사는 다만 조 전 장관 자녀의 입시 특혜 논란에 대해선 문제 의식을 공유했다. 홍 전 대표는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 모두 아니었다"고 했다. 유 이사장은 "경쟁 과정이 공정한가에 대한 의문을 심각히 제기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이와 달리 조 전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에선 의견이 크게 갈렸다. 홍 전 대표는 조 전 장관 동생과 정 교수가 검찰 조사를 받는 태도를 꺼내들고 "말하자면 수사 방해"라고 했다. 유 이사장은 "100여명 특수부 인력을 들여 샅샅이 가족의 모든 삶을 뒤지는 식의 수사는 과연 공정한가"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검찰 개혁안을 놓고도 생각을 달리 했다. 유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삼권분립이 살아있기에 대통령 탄핵도 하고, 조기 선거도 한 세계가 놀라는 모범적 민주국가"라며 "홍 전 대표가 야인으로 너무 오래 계셔서 심한 피해의식을 갖는 것 같다"고 했다. 홍 전 대표가 "특수부를 증원해 먼지털이식 수사를 해 박근혜 정부의 행정관까지 다 잡아넣더니, 정권 중반기를 넘어가 자기들이 당하게 생기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만들고자 한다"며 "이는 민변 검찰청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한 반박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 [연합]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연합]

이날 토론에선 유 이사장의 대권 도전 여부를 놓고도 말이 오갔다. 홍 전 대표는 "유 이사장이 진영의 대표주자로 이번 기회에 옹립됐다"며 "일약 좌파진영 대권후보로 올라설 것"이라고 했다. 다만 "조국 옹호 논리로 (지지율에서)참 많은 손해를 봤다"고도 했다. 유 이사장은 "제가 정치하고, 대권 도전을 할 생각이 있다면 홍 전 대표 말대로 하겠지만 이렇게 안 한다"며 "전 바보가 아니다. 홍 전 대표와 선거판에서 볼 일이 없다"고 반박했다.

경제 문제에 대해선 홍 전 대표는 "세계 경제 탓을 한다. 핑계로 성공한 건 대한민국에 김건모 뿐"이라고 했고, 유 이사장은 "국제 경제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이날 토론에선 논란성 발언도 있었다. 홍 전 대표는 조 전 장관이 정경심 교수 등 가족이 연루된 혐의에 대해 '몰랐다'는 입장인 데 대해 "여자에게 '너 감옥 갔다온나'라니 그런 법이 어디있나. 나는 내 각시를 그런 식으로 내몰지 않는다"며 "내가 왜 조국에게 화가 났겠느냐. 쟤는 사내새끼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토론 질문자로 참여한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각시란 말, '사내가 가야지'란 말은 성인지 감수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듣기 쉬울 것 같다"고 했다. 홍 전 대표는 "각시는 경상도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 그 말을 못하게 하면 전라도에서 살라는 것인가"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보였다. 다만 토론 말미에 "아까 '사내새끼'란 말은 취소한다"며 "방송이 아닌 줄 알고 말했는데 사과한다"고 설명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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