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2회 코리아헤럴드 비즈포럼’ 참석자들이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의 축사를 듣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최소한의 공정거래 룰을 지키는 것이 기업 리스크관리 핵심입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한국에서는 대내외 경영환경에 영향을 주는 규칙들이 이해관계자와 충분한 대화 없이 빠르게 변하는 일이 종종 발생합니다.”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주한유럽상공회의소 회장 겸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사장)

지난 11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위기의 한국: 확대되는 대내외의 위기 속 기업들의 생존전략’을 주제로 제2회 코리아헤럴드 비즈포럼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과의 경제 마찰 등 최근 경제 리스크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듯 정부 관계자, 기업인, 국내외 경제단체관계자 등 200여명이 자리를 메웠다.

이날 정부 측에서는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참석하고, 권평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사장, 주한유럽상공회의소 회장 겸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사장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김준동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한성희 포스코 경영지원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포럼이 진행되는 내내 작금의 기업 경영 위기에 관한 통찰력을 공유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기업인들의 밀도 높은 토론이 진행됐다. 리스크 관리에 대한 서로 다른 시각과 통찰들로 열띤 분위기가 이어지기도 했다.

축사를 맡은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국내 대기업을 향해 “최소한의 룰을 지키는 것이 리스크 관리의 핵심”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조 위원장은 “공정위에서는 기업에게 활력을 불어놓고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방안을 공정거래 실현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면서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는 시장환경, 즉 공정경제가 뒷받침돼야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새 성장기회를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정거래 원칙이 뿌리내리기 위해선 공정위의 노력만으로는 안 되고, 기업의 자발적인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룰을 지켜주시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이어 축사를 맡은 권평오 코트라 사장은 미국과 중국, 그리고 중간재에 편중된 수출 현황을 지적하며 시장 다각화가 리스크 관리의 열쇠라고 말했다.

권 사장은 “미국과 중국은 한국 수출량의 39.6%를 차지하고, 중간재는 64.1%에 달한다”며 “이러한 편향된 거래 구조는 특히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의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새로운 수출 먹거리 창출, 시장 다변화, 해외 진출 방식 고도화 등 3가지 해법을 제시했다.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주한유럽상공회의소 회장 겸 벤츠코리아 사장은 한국의 기업 환경을 ‘글로벌 스탠다드’로 만들어 위기관리에 대처할 것을 제언했다.

그는 “기업은 안정적인 경제 환경을 필요로 한다”면서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대내외적인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치는 규칙과 규정이 이해 관계자와의 적절한 대화 없이 너무 빨리 변하는 경우가 다소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부의 결정은 의도하지 않은 심각한 결과를 피하기 위해 편견없이 단기·중장기 및 장기 영향을 내다보는 다자간 평가를 거쳐야 한다”며 환경 조성에 대한 정부의 공정한 역할을 당부했다.

이밖에 워싱턴 소재 위기관리 전문 회사 레빅(LEVIC)의 리처드 레빅 최고경영자(CEO)는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한국 경제의 대응 방안에 대한 강연을 이어갔고, 더 랩 에이치(THE LAB h)의 창립자인 김호 대표는 특별세션에서 뇌 과학 분석을 기반으로 위기 상황에서 기업이 대중과 소통하는 방법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했다.

법무법인 지평의 임성택 대표 변호사는 사례 연구를 토대로 법에만 초점을 맞춘 접근 방식이 위험 관리에 충분하지 않다는 통찰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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