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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래·포스트잇 물결…이전과 다른 집회풍경

화염병과 살수차는 옛말이 됐다. 촛불, 태극기, 그리고 노래가 집회의 주를 이루고 있다. 집회는 더 이상 공권력과의 대치가 아닌 표현의 자유의 기회가 됐다. 서초동 집회와 광화문 집회로 상징되는 광장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참여가 커지는 가운데 집회 문화도 과거와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양쪽 집회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단연 ‘노래’다. 서초 집회의 경우 노래 공연 등을 통한 문화제 형식으로 진행되면서 집회 보다는 축제 느낌이 두드려졌다. 광화문 집회에서도 노래가 빠지지 않는다. 자유한국당도 광화문 집회를 위해 자체적으로 집회 시위곡 ‘자유결전가’를 제작하는 등 노래를 통한 집회에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집회 당시 보수진영 집회의 상징이었던 태극기도 이젠 진보진영에서도 쓰이고 있다. 지난 5일 열린 서초동 집회에서 시민들은 태극 문양이 그려진 피켓을 꺼내 들었고, 가로 20m, 세로 10m 크기의 대형 태극기를 머리 위에서 펼치기도 했다. 집회 주최 측은 “태극기 모독부대로부터 태극기를 지키고 보호하려고 한 것”이라고 했다.

일부 지방에서 진행된 진보진영 집회에선 포스트잇 시위도 눈길을 끌었다. 광주에서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일부 시민들은 집회가 끝난 뒤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포스트잇에 적어 광주지검 정문에 붙이기도 했다.

이는 폭력과 대치로 긴장감이 돌았던 과거 집회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지난 2008년 광우병 집회 당시만 해도 집회 3개월 동안 폭행 등의 혐의로 입건된 사람만 1470여명에 이르렀다.

물론 집회 문화가 전반적으로 성숙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잡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부 집회 참가자들의 도를 넘는 행동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진보 성향의 유튜브 채널인 ‘주권방송’은 어린이들이 동요를 개사한 ‘검찰개혁 동요 메들리’를 부르는 영상을 게시하면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광화문 집회에선 일부 참가자들이 각목으로 경찰을 폭행하고 플라스틱 저지벽을 훼손하는 등 폭력 행위를 저지르기도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집회시위 문화가 훨씬 성숙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일부 시위대의 일탈이 문제가 될 때가 있다”며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는 태도로 집회시위에 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현정 기자/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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