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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철도노조 파업 첫날 서울역…일부 승객 “올라오는 표는 어찌하나” 발 동동
KTX·새마을호 등 20~60% 감축운행
오전 9시 기준 미취소 승차권 2만여장
손병석 코레일 사장, 대국민 사과 나서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오늘은 파업하는 날이라 늦으면 다음 차편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가 3일간의 파업을 예고한 첫날인 11일 오전 서울역. 고등학교 과학동아리 소속 학생 20여명을 인솔해 대전을 방문할 예정이라는 공 모씨는 손에 든 참석자 명단에 체크를 해가며 발을 동동 굴렀다. 그는 “파업한다는 소식을 듣고 전날부터 아침까지 열차를 확인하며 마음을 졸였다”고 말했다.

전국철도노동조합이 11일 오전 9시부터 3일간 파업에 들어갔다. 철도노조 파업으로 KTX와 새마을호 등 여객열차와 화물열차가 20~60%가량 감축 운행돼 이용객들의 불편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이날 오전 9시부터 14일 오전 9시까지 진행될 철도노조의 파업에 따라 KTX와 새마을호 등 여객열차와 화물열차가 20∼60%가량 감축 운행된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은 파업 기간 광역전철은 평상시의 88.1%, 고속열차는 81.1%(KTX 72.4%·SRT 정상 운행)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새마을·무궁화호 등 일반 열차는 60%, 화물열차는 36.8% 수준에서 운행한다. 국토부는 코레일 직원과 군 인력 등 대체 인력을 출·퇴근 광역전철, KTX 등에 우선 투입해 열차 운행 횟수를 최대한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전국철도노동조합이 11일 오전 9시부터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서울역에서 열차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표를 예매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서울역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은 파업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사전에 알지 못했거나 역에서 원하는 시간에 열차를 구하지 못한 승객들은 당황해 했다. 예약한 열차가 운행중단 된 경우 발권창구에서 표를 취소하거나 교환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사전에 표를 변경하지 못한 60~70대들은 교통약자 우선창구로 몰리기도 했다. 코레일에 따르면 파업기간 중 예약이 취소되지 않은 승차권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총 2만504매다.

면접을 보려고 청주에 내려간다는 20대 여성 이 모씨는 “내려가는 열차는 구했는데 올라오는 열차가 없다”며 발권창구와 승차권 자동발매기를 사이를 바쁘게 오갔다. 동대구행 열차를 탄다는 김 모(83)씨는 “오후 6시께 다시 올라오는 차편이 운행중지 됐다”며 “4시간 넘게 시외버스를 타고 돌아와야 할 걸 생각하니 갑갑하다”고 했다. 업무차 마산에 간다는 한 모(63)씨는 “변경사항이 있을까 해서 안내문만 계속 쳐다보고 있다”며 “동행도 있는데 올라오는 표를 구하지 못했다”고 했다.

철도노조가 ‘코레일 합의이행’을 주장하며 내건 무지개색 대형 플래카드. 양영경 기자/y2k@heraldcorp.com

열차 타는 곳으로 향하는 길에는 ‘코레일 합의이행’을 주장하는 노조 측의 무지개색 대형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앞서 철도 노조는 지난 9월 4∼6일 진행한 조합원 총회(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73.4% 찬성률로 쟁의행위를 결정했다. 철도노조는 ▷총인건비 정상화▷4조 2교대 근무 위한 안전인력 충원 ▷생명안전업무 정규직화와 자회사 처우 개선 ▷KTX·SRT 올해 안 통합 등 4가지를 요구사안으로 제시했다.노조는 이런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11월 중 본격적인 파업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전국철도노동조합(이하 철도노조)이 11일 오전 9시부터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11일 오전 한국철도공사 서울사옥 대강당에서 손병석 한국철도공사 사장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손병석 한국철도공사 사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한국철도공사 서울사옥에서 발표한 대국민 사과문에서 “노사가 그간 16차례에 걸쳐 본교섭·실무교섭을 진행했고 어젯밤까지도 교섭을 이어갔지만, 주요 쟁점에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며 “부득이하게 열차 운행을 일부 줄이게 된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의 넓은 이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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