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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의 수모…하노이땐 코언청문회, 이번 유엔총회땐 탄핵정국 ‘발목’
-트럼프 유엔총회 기자회견 ‘탄핵 방어’에 초점
-불지핀 북미대화에 뜻하지 않은 암초로 작용
-대외 북한문제보다 국내 탄핵문제 주력 가능성
미국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면서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기대된 실무협상을 비롯한 북미대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관측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자회견에서 탄핵정국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퇴장하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모처럼 본궤도에 오르는 듯했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 논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정국이라는 뜻하지 않은 암초를 만났다.

하노이 결렬 이후 교착국면에 빠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 논의는 북한과 미국의 대화 재개 의지 표명과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참석차 방미를 계기로 전환점을 마련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북한과 70년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관계를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밝힘으로써 북한이 주장해 온 적대관계 종식과 체제안전보장과 관련해 의미 있는 화답을 내놓았다.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제안한 ‘비무장지대(DMZ) 국제평화지대’ 조성 역시 같은 맥락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방법’과 제재완화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으나 한반도 대화 재개를 위한 긍정적 신호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추진이라는 변수가 불거지면서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 실무협상을 비롯한 북미대화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한 만큼 트럼프 대통령 탄핵이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겠지만,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북미대화라는 대외문제보다 탄핵이라는 메가톤급 국내문제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다. 향후 북미대화의 속도나 협상 범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다분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25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자회견 역시 ‘탄핵 방어’에 초점이 맞춰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비롯한 영국, 독일, 일본 등 20여개 국가와의 정상회담 성과를 내세운 뒤 “지난 사흘간 엄청 바쁜 일정을 소화했는데 언론들은 거의 다루지 않았다”면서 “언론이 무의미한 것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탄핵에 관심이 모아진데 대한 푸념을 털어놓았다. 탄핵정국의 시발점이 된 ‘우크라이나 의혹’과 관련해선 “나는 투명하다”면서 “누구도 위협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어떤 압력도 없었다’고 했다”고 항변했다. 또 민주당의 탄핵 추진에 대해 “나라를 분열시키고 있다”며 “사람들은 비웃고 있다. 참 슬픈 일”이라고 비판했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미국의 탄핵정국이 북미대화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외교소식통은 “미국의 탄핵정국으로 북미 모두 셈법이 한층 더 복잡해질 것”이라며 “북미가 탄핵정국 속에서 조기에 외교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도 있지만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오히려 상황관리에 치중하면서 협상과 합의를 뒤로 미루려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지난 2월 하노이 결렬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미 국내정치가 북미대화의 발목을 잡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은 내용상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기에 따른 제재 완화 교환안과 미국의 ‘영변 플러스 알파’를 골자로 하는 빅딜안이 충돌하면서 결렬됐지만 공교롭게도 때맞춰 미 국내에서 불거진 트럼프 대통령의 옛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의 러시아 스캔들 청문회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결렬 직후 트위터를 통해 코언 변호사를 ‘유죄를 선고받은 거짓말쟁이 사기꾼’이라고 비난하면서 청문회가 북미정상회담에서 자신을 걸어나오게 하는 데 기여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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