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방송사가 이면계약을 통해 음악창작자의 음원수익을 편취하는 사례가 지적됐다.

음악연대(문화연대,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는 지난 19일 서울 은평구 서울음악창작지원센터에서는 방송사 음악프로그램 음원제작과 수익분배 불공정에 관한 기자회견에서에서 방송계와 음악산업계의 관계와 잘못된 질서에 대해 다뤘다.

“방송사는 불공정한 조건으로 음악인들에게 방송 출연을 요구하거나, 그들의 지위를 이용하여 음원수익과 저작인접권을 가로채고 있으며, 문제가 발생해도 음악인들이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거나 공론화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또한, 종합편성채널 JTBC 프로그램인 ‘슈가맨 2’에서 가수 ‘멜로망스’ 음원에 대해 음원제작비와 음원수익을 편취했다고 주장했다. 프로그램과 음원 계약서의 계약이 완료된 후, 정산이 이뤄지지 않아, 수차례 정산 요청을 했으나 계약 내용과는 달리 정산을 해줄 수 없다는 식의 답변으로 일관했다는 주장이다.

음악연대는 “해당 가수의 음원은 발매 당시 월간차트 1위를 기록하였으며 현재까지 1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했다”고 언급했다. 또한 “음원 제작비 역시 방송사가 아닌 가수와 소속사가 지불했으며, 원곡에 대한 저작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방송에 송출되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여 조치를 취할 것이라 덧붙였다.

‘슈가맨 2’ 이외에도 JTBC 채널의 다른 프로그램인 ‘싱포유’에서도 제작비와 음원 수익의 정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출연자에게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기자회견이 종료된 후 JTBC는 공식적으로 음악 프로그램의 일부 음원 정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을 인정하며 사과문을 발표하였다.

JTBC는 “지난해 방송된 ‘투유 프로젝트-슈가맨2’를 비롯한 음악 프로그램의 일부 음원 정산 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음을 확인했다”면서 “뮤지션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 드린다. 실무 담당자가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해 음원을 제공한 뮤지션과 기획사에 피해가 발생했다. 그 동안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기획사와 대화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JTBC의 노력이 충분하지 않았음을 인정한다”라고 전했다.

JTBC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지금까지 제작한 음악 프로그램의 정산 작업 전반을 점검하겠다. 필요하다면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키겠다. 그리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마련하겠다. 피해를 입은 뮤지션과 기획사에 대해서는 적절히 보상하겠다. 이를 위해 해당 뮤지션 측과 충분히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JTBC는 “음원시장의 선순환에 기여하는 방송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앞으로 더욱 수준 높은 음악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겠다”고 했다.

이에 음악연대는 “JTBC의 단순한 음원 정산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수 측에는 사전에 알리지 않은 JTBC와 유통사의 이면 계약이 존재하고 있고, 이를 통해 음원 수익을 속이고 부당하게 가로채고 있는 점은 명백히 밝혀야 한다”면서 “조만간 음악연대의 입장과 요구사항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방송사 음원 제작의 갑질 횡포가 개선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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