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최근 석유시설 공습을 당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사 아람코가 일본으로 수출하는 원유를 당초 계약했던 것보다 낮은 품질의 원유로 대체해 보낼 가능성이 있다고 통보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니혼게이자이신문을 인용해 22일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유전 피폭사건에 대해 사우디 외교장관이 설명하고 있다.[연합] |
연합뉴스와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아람코는 일본 최대 정유회사인 JXTG에너지에 공급할 원유 등급을 10월부터 경질유(輕質油)에서 중질유(重質油) 또는 중질유(中質油)로 변경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JXTG 측은 아람코가 탈황시설 복구에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탈황시설은 휘발유와 경유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경질유 생산에 필수적인 설비다.
이를 두고 로이터는 사우디의 산유 능력 회복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뿐만 아니라 이번 주 사우디에서 중국과 인도를 향해 출항한 최소 3척의 초대형 유조선이 경질유에서 중질유(重質油)로 원유 품질을 변경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사우디 측은 아시아의 다른 원유 구매자들에게도 9월과 10월 중 원유 수송이 늦어지거나, 원유 품질이 변경될 수 있다는 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움직임은 지난 14일 사우디 동부 아브카이크 단지와 쿠라이스 유전이 드론(무인기)과 미사일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아 사우디 전체 산유량의 절반인 하루 570만 배럴의 원유 생산이 중단된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산유량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사우디는 세계 최대 원유수출국 지위를 지키기 위해 자국 내에서 사용할 석유를 이라크로부터 수입하는 방안까지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아민 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는 21일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리는 전 세계가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임무를 계속 수행할 것"이라며 공습으로 일부 가동 중단된 석유시설이 이달 안으로 원상회복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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