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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핵과학자 “북핵의 심장 영변서 비핵화 시작돼야”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가 19일 오전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아시아태평양 핵비확산군축 리더십네트워크(APNL)-동아시아재단(EAF) 초청 세미나 발표를 하고 있다. 해커 박사는 2010년 11월 미국 과학자로는 유일하게 북한 초청으로 영변 우라늄농축시설을 방문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운자] 북한 비핵화의 첫 단계로 거론되는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해 미국의 핵 과학자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는 “비핵화는 북한 핵 프로그램의 심장인 영변에서 시작돼야 한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19일 해커 박사는 서울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핵비확산군축 리더십네트워크(APNL)-동아시아재단(EAF) 초청 세미나에서 “영변(핵시설) 대부분을 가동 중단하고 폐기하는 것은 큰 일이며 매우 긍정적인 조치”라며 이 같이 말했다

해커 박사는 2010년 11월 북한 당국의 초청을 받아 영변의 우라늄농축시설 내부까지 들어가 보고 온 몇 안 되는 미국인이며 북핵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영변이 오래된 시설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로스 알라모스 국립연구소(미국 핵무기 연구의 산실)에 있는 시설보다 신형”이라며 “또 북한은 계속 영변에 새로운 건물을 건설하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해커 박사는 “북한이 영변을 폐기해도 다른 시설에서 우라늄을 농축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플루토늄은 더 생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플루토늄 생산은 영변에만 있는 원자로에서 진행된다.

그는 영변을 폐기할 경우 북한 비핵화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든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영변만 폐기한다고 북한 핵 프로그램을 끝낼 수 없지만, 인간의 기억을 지우지 않는 이상 비가역적(irreversible)이란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질문은 지금 이 상태로 계속 가면 북한이 더 위험한 핵무기를 개발할 가능성”이라며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고, 영변이 없다면 북한 핵 능력이 극적으로 감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커 박사는 영변에 민간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이 포함돼 있어, 폐기할 군사용 시설과 남겨둘 민간용을 구별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계속 가동하고 있다고 추정한 해커 박사는 북한이 2017년 말 기준 무기급 플루토늄 20∼40kg, 고농축 우라늄 250∼500kg, 소량의 트라이튬, 핵무기 25∼30개를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향후 북미 실무협상에서 미국이 영변 외 추가 핵시설 폐기나 비핵화 로드맵, 검증 절차 등을 논의할 수 있으며 실질적인 핵 동결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은 일부 제재 완화와 함께 종전 선언이나 연락사무소 설치 등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했다.

yi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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