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가격 8억원 첫 돌파…누적 상승률 2.53%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지난달 22일 서울 양재시민의숲 인근 강남구 강남대로8길에 있는 단독주택(대지면적 139.6㎡, 연면적 282.16㎡)이 19억원에 팔렸다. 가까운 강남대로10길 단독주택(대지면적 119.3㎡, 연면적 169.8㎡)이 6월 11억4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잇따라 고가에 팔리고 있다. 같은 강남대로10길에 있는 대지면적이 비슷한 단독주택이 올 1월 12억원(대지면적 119.2㎡, 연면적 177.3㎡)과 14억3000만원(대지면적 119.2㎡, 연면적 177.84㎡)에 매매된 바 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지역 단독주택은 찾는 사람은 많은 데 매물이 없다”고 했다.
서울 아파트가 정부의 각종 규제로 침체된 사이 단독주택 인기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단독주택은 0.43% 올라 올 들어 상승폭이 가장 컸다. 서울 단독주택은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으로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보였던 올 상반기에도 월간 기준 단 한 번도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하지 않았다. 매월 상승세를 이어가 올해 8월까지 누적으로 2.53% 뛰었다. 최근 5년 서울 단독주택 연간 기준 평균 상승률(2.54%)에 이미 도달했다.
서울 단독주택 중위가격은 8억256만원으로 사상 처음 8억원을 돌파했다. 중위가격은 서울 단독주택을 가격별로 순위를 매겼을 때 가장 가운데 있는 주택의 값이다. 서울 단독주택 절반이 8억원 이상이라는 이야기다. 같은 시기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7억7480만원 수준이다.
단독주택 가격은 앞으로도 계속 오를 가능성이 크다. 사려는 사람은 많은데 매물이 없기 때문이다.
감정원 ‘단독주택 수급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은 111.2로 감정원이 지 지표를 만든 2012년 7월 이후 가장 높다. 이 지표는 감정원이 서울 지역 중개업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와 공급 비중을 선택하게 해 점수화한 것이다. 0~200 범위로 100을 기준으로 높으면 수요가 더 많다는 것이고, 맞으면 공급이 많다는 의미다.
특히 강남지역 단독주택 수요가 많다.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강동구가 속한 동남권 지역 단독주택 수급동향은 120을 넘는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최근 단독주택 가격이 급등하는 이유로 ▷저평가 조정(아파트 상승분의 차이를 매우는 과정) ▷고급주거지 내 고가 단독주택의 가격상승 ▷소득증가에 따른 복합 주거 수요 증가 ▷ 도시재생 뉴딜추진에 따른 저층 노후주거지 개발 기대감 ▷토지가격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했다.
권영선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지속되고, 땅값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단독주택 가격은 앞으로도 더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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