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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용호 “美 제재 따위 오산…대화도 대결도 다 준비됐다”
-北외무상 이례적 담화 발표…폼페이오 맹비난
-“폼페이오, 초보적 의리도 없는 美외교의 독초”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23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향해 비난을 쏟아내며 “우리는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되어 있다”고 밝혔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23일 “미국이 대결적 자세를 버리지 않고 제재 따위를 가지고 우리와 맞서려고 한다면 오산”이라고 밝혔다. 리 외무상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는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되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 외무상이 직접 담화를 발표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리용호 외무상은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대미협상체계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에 뒤를 이어 북미협상을 총괄하는 사령탑 역할을 맡고 있다.

리용호 외무상은 담화에서 카운터파트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담화는 폼페이오 장관이 미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는다면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유지하면서 비핵화가 옳은 길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한 것을 거론하며 강하게 비난했다. 리용호 외무상은 특히 폼페이오 장관을 겨냥해 “개꼬리 삼년 두어도 황모 못된다고 역시 폼페이오는 갈데 올데 없는 미국 외교의 독초”라면서 “폼페이오가 인간의 초보적인 의리도, 외교수장으로서의 체면도 다 줴버리고(내버리고) 우리에 대한 악설을 쏟아낸 이상 나 역시 그와 같은 수준에서 맞대응 해줄 수 있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또 북미대화가 한창 물망에 오르고 있는 때 미 협상팀을 지휘하는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이라는 점에 주목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북미협상을 지휘하게 될 리용호 외무상이 폼페이오 장관에 대해 직접 비난공세를 퍼부었다는 점에서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기대된 비핵화 실무협상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또 리용호 외무상의 내달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열릴 것으로 보였던 폼페이오 장관과 북미 고위급회담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최근 ‘워싱턴 이그재미너’와 인터뷰에서 “난 여전히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를 이행할 것이라는 데 희망적”이라면서도 “그러나 그러지 않을 경우에 우리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계속 유지하고, 그들이 비핵화하는 게 올바른 일이라고 김 위원장과 북한 지도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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