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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약의 성패, 판로가 좌우한다
보령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정’종근당 당뇨병 약 ‘듀비에정’ 등16년간 31개 출시, 7~8개만 대박임상→제조 연결 전략적 판매 필요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야구의 생명은 홈인’이듯, 국산 신약을 개발하고 최종 허가받느라 10년 안팎 공을 들였어도 제품화를 못하고, 팔지 못하면 빛을 보지 못한다.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뒤엔 국내외 판로 개척을 잘 해야 성공한다. 기존 글로벌 신약과의 경쟁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지 못하면 시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아울러 유사 적응증 치료제가 많다면, 가격경쟁력과 시장 선별, 국내외 의료진에 대한 공감대 확산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겠다.

시장 실패·제조 실패의 원인은 주로 시험과 제조의 연결 부재, 가격경쟁력 저하, 급여 진입 설득력 부재 등이었다.

21일 식약처에 따르면, 1993년부터 2008년까지 국산신약 31개가 당국의 허가를 받았다.

1호는 SK케미칼의 항암제 ‘선프라주’이고, 작년에 허가된 CJ헬스케어의 위 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정’과 퓨쳐켐의 알츠하이머 치료보조제 ‘알자뷰 주사액’이 가장 최근에 국산 신약에 이름을 올렸다.

연도별로는 1993~1999년 7년간 6개, 2000~2009년 10년간 8개, 2010~2008년 9년간 17개가 당국의 허가를 받았다. 최근 9년간 나온 신약이 그 이전 17년간 나온 신약 수 보다 많다.

연도별로는 ▷2010년 국산 신약 31개 중 최고 대박을 터뜨린 보령제약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정 ▷2011년 아프리카 국가가 열광하는 신풍제약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정과 JW중외제약의 제피드정 ▷2012년 일양약품의 항암제 슈펙트캡슐과 출시 직후 대박을 낸 LG화학의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정 ▷2013년 종근당의 당뇨병 약 듀비에정 ▷2014년 삼성제약의 리아백스주 ▷2015년 크리스탈 지노믹스의 아셀렉스 캡슐, 동화약품 자보란테정, 동아에스티 슈가논정 등 5개 ▷2016년 한미약품 항암제 올리다정 ▷2017년 일동제약의 베시보정과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2018년 케이캡정, 알자뷰가 큰 기대감 속에 실험실 밖으로 나왔다.

생산과 판매에서 2010-2011년엔 동아제약의 자이데나정과 부광약품의 레보비르캽슐이 두각을 나타냈고, 2013년부터 보령제약의 카나브 정이 300억, 400억원 선을 차례로 돌파하며 1위로 군림하기 시작했다. 2015년 부터는 LG화학의 제미글로정이 2위권에 진입했고, 일양약품 항궤양제 놀텍정과 종근당의 당뇨병 치료제 듀비에정이 약진했다. 2016년 한미양품은 대한민국 신약 생산 5위권에 진입했다. 카나브, 제미글로정, 놀텍정, 듀비에정의 4강 판도는 한동안 이어지는 상황이다. 근년들어 대원제약의 해열진통제 펠루비정이 시장 상승세를 탔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5월 집계한 결과 허가받은 국산 신약 중 한해 매출 100억원을 넘기는 품목은 5개에 불과하다.

카나브는 시장 선택을 잘했다. 최근 멕시코에 카나브 3종 전면 진출에 성공한 것을 비롯해 지금까지 중남미, 러시아, 중국, 동남아를 전략지역으로 겨냥해 경쟁률 높은 고혈압 치료제 시장에서 군림하고 있다. 유럽, 미국에서 글로벌기업과 맞장 뜰 준비도 하고 있다.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정’은 LG그룹의 세계 시장 장악능력이 전략적 판로 개척으로 이어지면서 성공을 거두었다. 외국기업과의 코워크를 하다가 국내 시장 장악을 위해 국내기업과 코프로모션을 하면서 국내 처방을 급증시키는 전략이 주효했다. 남미, 인도, 동남아 진출을 준비중이다.

놀텍정은 전략시장 선별, 국제 박람회 적극 마케팅 전략을 구사했고, 종근당의 제2형 당뇨병 치료제 ‘듀비에정’은 국제 학회 홍보전, 학술지 진출, 끊임없는 개량연구로 시장을 넓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생산 조차 못하거나 마케팅 벽을 뚫지 못한 6~7개 국산 신약들은 가격경쟁력 저하, 국민과 함께 당국을 상대로 하는 급여진입 설득전 실패, 막판 임상 관리 미비로 인한 사후 자료 제출 실패, 임상결과를 제조로 연결하는 선견지명의 부재 등을 노출하면서 우리 업계에 ‘반면교사’로 남았다.

한편 식약처는 고령화사회로의 진전이 빨라지면서 여러 질환을 한꺼번에 다스리는 복합제가 지난해 101개 허가되면서 114.8%의 증가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고혈압-고지혈-당뇨 복합제 개발이 많았다.

국내외 신약-복제약 등을 망라한 식약처의 연도별 국내 허가·신고 품목 수는 2016년 3828개로 활성화됐다가 2017년 2524개로 주춤하더니 2018년 2482개로 다시 부활했다. 마구 덤비지 않고 정교하게 절차를 밟아가며 트렌드, 제네릭 제조 위축 기류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허가?신고된 완제의약품을 약효군별로 분류하면 해열·진통·소염제 등이 포함된 신경계용이 399개(19.5%)로 가장 많았고, 순환계용 354개(17.3%), 대사성약과 당뇨병 용제 214개(10.5%), 소화기용 183개(8.9%), 외피용약 117개(5.7%), 항생제 102개(5.0%), 호흡기용 91개(4.4%) 등 순이었다.

함영훈 기자/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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