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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미 ‘한국패싱?’ 우군 없는 한국외교…
北, 美엔 친서·南엔 조롱성 비난
트럼프, 연합훈련 불만 방위비 압박
북미 대화기류에도 한국 뒷전 우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신임 국방부 장관이 지난 9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양국 국방장관 회담에 앞서 의장행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

한국이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옹색한 신세’로 내몰리는 양상이다. 북한은 보름여 사이에 다섯 차례에 걸쳐 단거리미사일을 쏘아 올린 가운데 대남비난 수위를 점차 끌어올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미 연합군사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며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압박의 고삐를 죄고 있다. 특히 북미는 서로를 향해 친밀감을 내비치는 것과 달리 한국에 대해서는 뒷전으로 떠밀려는 듯한 모습마저 보이고 있다.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12일 ‘자루 속의 송곳은 감출 수 없는 법’이란 제목의 글에서 작년부터 진행돼 온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일일이 열거한 뒤 “앞에서는 북남선언들과 군사 분야 합의의 이행을 떠들고 돌아앉아서는 그에 배치되게 매캐한 화약내를 피우는 남조선 당국의 안팎이 다른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며 “자루 속의 송곳은 감출 수 없듯이 아무리 비단보자기를 씌우고 그럴듯한 이름을 붙여놓아도 남조선 당국이 감행하는 군사적 적대행위들의 도발적 정체는 절대로 가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우리민족끼리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또 한축인 미국에 대해서는 노골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북한은 전날에는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국장 명의로 발표한 담화를 통해 남측을 겨냥해 ‘바보는 클수록 더 큰 바보가 된다’, ‘요란스럽게 짖어대는 겁먹은 개’ 식의 막말 내지 조롱성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담화는 특히 한미 연합군사연습 종료를 염두에 둔 듯 향후 한반도정세 기류가 바뀌어 대화국면이 조성된다고 하더라도 북미 사이에서 열리는 것이지 북남대화는 아니라며 ‘통미봉남’을 공언하기도 했다.

북한은 그러나 미국에 대해서는 유화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보내온 친서를 소개하면서 김 위원장이 한미 연합군사연습에 대해 불평하면서 종료 뒤 북미협상을 재개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문제는 한국 외교안보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한미관계에서도 이상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향해서는 ‘친절한 협상 상대’라는 식으로 표현하는 반면 오히려 동맹인 한국에 대해서는 불만까지 내비치고 있다. 뉴욕포스트는 1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일 뉴욕에서 개최된 대선자금 모금행사에서 어린 시절 아버지와 임대료를 수금하러 다녔던 일화를 거론하면서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몫을 증액하는 게 더 쉬웠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서도 부정적 인식을 애써 감추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트위터와 공개석상자리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 ‘터무니없이 비싸다’, ‘마음에 든 적이 없다’, ‘한국으로부터 비용을 돌려받아야 한다’ 식의 발언을 쏟아냈다. 내년 재선을 앞두고 김 위원장과의 외교 성과와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큰 성적표로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동맹에 대한 이같은 인식을 두고 미국 내에서도 북한 편을 드는 듯한 태도로 오히려 동맹을 조롱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러나 재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인식과 발언은 한국 입장에서는 큰 걱정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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