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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韓방위비 인상, 임대료 수금보다 쉬워”
막말성 발언 ‘방위비 증액’ 압박
대선자금 모금행사서 재차 강조
내년 협상 앞두고 ‘고지선점’ 포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방위비 분담과 관련해 잇단 ‘막말성’ 불만을 터뜨리며 사실상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재차 압박했다. 한국 경제가 번창하고 있다며 ‘미국이 한국의 방위를 부담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노골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한미 양국이 11차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을 앞둔 상황에서 방위비 분담금을 또 올리려는 의도된 포석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11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뉴욕에서 열린 대선자금 모금행사에 참석해 한국에 대한 방위비 분담금 인상요구를 ‘주택 임대료 수금’에 빗댔다. 그는 어린시절 부친과 함께 임대료를 받으러 돌아다녔던 일화를 소개하며 “(뉴욕) 브루클린 임대아파트에서 114달러 13센트를 받는것보다 한국에서 10억달러를 받는 게 더 쉬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직전까지 개인자산만 약 37억달러(4조 4800억원)를 갖고 있던 부동산 사업가였다. ▶관련기사 4면

트럼프 대통령이 임대료 수금과 비교해 거론한 ‘10억 달러’는 한국 정부와 10차 SMA협정 테이블 결과로 받아낸 방위비 분담금으로 보인다. 지난 2월 한미 양국의 가서명으로 일단락된 한국의 방위비분담금 규모는 1조389억 원으로, 당시 원달러 환율을 적용하면 약 9억달러였다. 미국은 당초 마지노선으로 10억 달러를 제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주한미군 주둔비 등을 올려 받았다는 사실을 재선 지지세력 앞에서 자화자찬하기 위해서였다는 분석이다. 특히 조만간 재개될 한국과의 11차 SMA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의도 또한 짙게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같은 자리에서 “한국은 훌륭한 TV를 생산하고 경제도 번창하고 있다”며 “왜 미국이 한국의 방위에 돈을 내야 하는가, 그들(한국)이 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그는 10일(현지시간) 트위터에 한미연합훈련이 “터무니 없고 많은 돈이 들어간다(ridiculous and expensive)”며 불만을 표했다. 7일에는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방한을 앞두고 방위비 분담금에 대해 “한국이 훨씬 많이 내기로 합의했다”며 확인되지 않는 사실을 전하며, 분담금 증액을 위한 본격적인 압박에 나서기도 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미가 이르면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돌입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에스퍼 장관이 방한 당시 어떤 형태로든 한국 정부에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를 전달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윤현종 기자/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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