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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위협하는 쓰레기] “네 건 네가 처리해라”…지구촌 폐플라스틱 몸살
2억톤 넘는 플라스틱 처리 비상
폐플라스틱 수입 절반이상 차지
中, 작년부터 쓰레기수입 중단
베트남·인니·말聯은 늘었지만
태국도 2021년부터 전면 금지
美·獨 등 쓰레기 처리 골칫거리
지난 9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세관이 수라바야 탄중페라크 항에서 호주산 쓰레기, 플라스틱 폐기물, 유해물질이 복합적으로 적재된 컨테이너를 검사하고 있는 모습. 인도네시아 당국은 210톤의 오염된 폐기물을 호주로 돌려 보내기로 했다. [EPA]

#. 지난 5월 여비인 말레이시아 환경부 장관은 구더기가 들끓는 쓰레기를 원래 있던 곳으로 돌려 보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말레이시아 항구 클랑의 쓰레기통에서는 구더기로 범벅된 상한 우유 냄새가 진동했다. 여비인 장관은 선진국들의 원치 않는 쓰레기 투기가 동남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는데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2억톤이 넘는 플라스틱 쓰레기 처리 문제가 세계적인 문제로 부상했다. 지구촌이 비상이다. 그동안 폐기물 처리를 전담하다시피했던 중국과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이 쓰레기 수입을 거부하고 나섰기때문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50년까지 인간이 생성하는 고체 폐기물은 최소 20억1000톤에서 최대 34억톤까지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기준, 전체 도시 폐기물 중 약 12%는 플라스틱으로 2억4200만톤에 달한다. 같은 해 전세계 플라스틱 연간 생산량이 3억3500만톤인 것을 감안하면, 생산량의 절반 이상이 폐기물로 버려지는 셈이다.

전세계 쓰레기 대란은 중국이 2018년 1월부터 24종의 재활용 쓰레기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촉발됐다. 중국이 쓰레기를 수입해 온지 약 25년 만이다.

CNN은 “지난 25년 간 미국에서 수집된 많은 플라스틱 조각들이 재활용을 위해 중국으로 보내졌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그 동안 전세계 폐플라스틱 수입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왔다. 뉴욕타임스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전세계 폐플라스틱 수입량은 약 1303만톤에 달했다. 이 가운데 56%인 730만톤(약 37억 달러 어치, 약 4조3600억원)을 중국이 수입해왔다. 여기에는 미국의 142만톤, 독일 56만톤, 영국 50만톤 등이 포함된다. 같은 기간 중국의 고철 폐기물 쓰레기 수입액은 180억 달러에 달한다.

중국이 쓰레기를 ‘돈 되는 사업’으로 받아들인 시점은 1994년이다.

그해 9월 클라우스 퇴퍼 독일 연방환경부 장관은 전세계 최초로 법안을 만들어 쓰레기를 엄연한 ‘상품’으로 격상시켰다. 당시 그가 만든 ‘순환경제법’은 그린도트(Green Dot·유럽 재활용 표시)를 만들어냈다.

이를 통해 집집마다 별도로 만든 재활용 분류 쓰레기통이 들어섰고, 폐기물로 제작된 공원 벤치도 생겨났다. 쓰레기는 독일에서만 연간 100억 유로(약 14조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당당한 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중국은 고가의 플라스틱 원료를 사는 대신, 전세계 시장에서 깨끗하게 분류된 폐플라스틱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이를 압축한 뒤 재생원료로 가공해 샴푸용기, 요구르트병, 휴대전화 케이스, 캠핑기구 등을 생산했다.

하지만 ‘더럽고 위험한 쓰레기’가 늘어나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사업장 폐기물은 점점 깔끔하게 분류되지 않았고, 재활용이 불가능한 오물이 늘어났다. 중국이 폐플라스틱 1톤을 수입하면, 최대 30%는 재활용 불가 판정을 받았다.

결국 중국은 2013년 세척과정을 거친 폐플라스틱 수입한 허용하는 ‘그린 펜스(Green Fence)’ 정책을 실시했다. 중국은 “고품질의 폐플라스틱 만을 원한다”며 재활용 쓰레기 수입에 대한 감독을 한층 엄격히 하고 나섰다.

2017년에는 해외에서 수입된 전자 폐기물 및 플라스틱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내셔널 스워드(National Sword)’ 캠페인에 나섰다. 1800개의 중국 폐기물 재생업체가 감독을 받았고, 전체의 25%는 환경규정 위반으로 잠정 폐쇄됐다.

중국은 그해 가을 이후 품질이 떨어지는 폐플라스틱을 더 이상 수입하지 않았고, 2018년 1월부터는 아예 법으로 수입을 금지했다.

중국이 폐플라스틱 수입 금지에 나서면서, 동남아 국가들의 폐플라스틱 수입량은 늘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베트남의 폐플라스틱 수입량은 2016년 34만톤에서 2017년 55만톤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말레이시아는 29만톤에서 45만톤으로, 인도네시아는 12만톤에서 20만톤으로 증가했다.

동남아 각국들은 쓰레기가 주요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중국에 이어 쓰레기 수입 금지에 나서고 있다.

태국 정부는 오는 2021년부터 플라스틱 재활용 쓰레기 수입을 전면 금지할 계획이다. 필리핀 정부는 불법 수입된 쓰레기를 캐나다를 비롯한 원래 국가로 되돌려 보내는데 사활을 걸었다.

말레이시아는 미국과 영국, 호주, 독일 등 선진국에서 밀반입된 플라스틱 쓰레기를 적발해 본국으로 돌려보낸다는 방침이다.

CNN에 따르면, 지난해 1~7월 미국에서 말레이시아로 수출된 플라스틱 쓰레기는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중국에 이어 동남아국가들까지 쓰레기 수입을 거부하면서, 이들 지역에 상당량의 쓰레기를 수출해 온 미국, 독일 등 전세계가 쓰레기 처리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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