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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영업점 손익계산서 따로 쓰자”…우리금융의 실험
디지털그룹 BIB 조직으로 탈바꿈
수익·생산성 등 지표까지 분리 검토
“디지털 실력 알아야 ”황원철 CDO 의지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이달 초 ‘은행 속 은행’(Bank in Bank)이라는 성격의 조직으로 탈바꿈한 우리은행의 디지털금융그룹이 전통적인 영업조직과의 ‘독립’을 꾀하고 있어 주목된다. 심지어 지금까지 통합 작성했던 손익계산서까지 따로 분리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이달부터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전환)을 위한 디지털 과제들을 경영컨설팅사인 AT커니와 함께 검토하고 로드맵을 정리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AT커니는 그간 미국과 유럽의 은행 시스템에 관한 컨설팅 보고서를 펴낸 경험이 있다.

핵심은 은행의 전통적 영업조직으로부터 디지털 조직을 ‘떼어내기’로 요약된다. 은행이라는 복잡하고 거대한 조직에서 디지털 그룹이 기록한 다양한 경영지표를 분리해 파악하려는 게 목표다.

우선 디지털금융그룹은 영업이익경비율(CIR)을 따로 산출할 계획이다.

CIR은 거둬들인 이익 가운데 어느 정도를 판매관리비(인건비·전산비)로 썼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은행의 경영효율성과 생산성을 드러낸다. 우리은행의 올 1분기 CIR은 47.1%로 지난해 말(50.8%)보다 떨어졌다. 우리금융 전체의 CIR은 1분기 기준 47.9%다.

이 은행 관계자는 “현재는 은행 전체의 수치만 나오지만 앞으로 디지털그룹만 정확하게 떼어서 계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아예 디지털 조직의 손익계산서를 별도로 작성하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당기에 기록한 수익(이자수익·수수료수익)과 비용(관리비용) 등의 세부 항목을 온전히 따로 정리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비대면(디지털)-대면(영업점) 조직의 수익과 원가 구조를 속속들이 비교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숫자로 드러나는 지표들을 분리하려는 아이디어는 황원철 최고디지털책임자(CDO·상무)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 우리금융은 이달 초 조직개편을 통해 ‘사업총괄제’를 도입했고 황 상무를 그룹 디지털총괄로 지명했다.

디지털 조직의 독립적인 성과지표를 확인하게 되면 이를 바탕으로 ▷그룹 내 인력 재배치 ▷금융상품 콘셉트 결정 등의 의사결정이 보다 ‘디지털 친화적’이 될 것으로 황 상무는 기대하고 있다.

그는 “지금은 은행의 대면, 비대면의 각종 지표가 섞여 있어 정확한 판단이 어렵다”며 “(디지털금융그룹이) BIB 조직이 됐으니 단순히 제도를 넘어서서 손익계산서까지 분리해야 실력이 다 드러나게 된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AT커니와 협업으로 디지털 성과 지표를 비롯해 디지털 기반의 자산관리(WM), 기업금융 고도화 과제도 연구하고 있다. 9월 중에는 그룹 차원의 디지털 청사진을 공개할 계획이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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