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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여름 방학 끝나면 스마트폰을 사주려고 했었습니다. 아이가 휴대전화를 갖고 있었다면 쉽게 찾을 수 있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찢어집니다”
실종된 청주 여중생 조은누리(14)양의 어머니 A(44)씨는 30일 연합뉴스와 만나 차분하지만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말했다.
A씨는 실종 장소인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 내암리 무심천 발원지 초입에 차려진 수색본부 천막에서 8일째 딸의 무사 귀환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그는 딸의 인상착의와 평소 성향을 취재진에게 자세히 설명하며 시민의 적극적인 제보를 요청했다.
A씨는 “딸이 비교적 길눈이 밝고, 돌아다니더라도 다시 원점으로 복귀하는 성향이 강했다”며 “건강하게 다시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이라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조양은 청주 모 중학교 2학년으로 특수교육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조양이 실종된 경위에 대해서도 침착하게 설명했다.
지난 23일 오전 9시께 A씨는 조양을 데리고 평소 친하게 지내던 세 가족(총 11명)과 함께 무심천 발원지로 나들이를 갔다.
오전 10시 15분께 A씨는 일행과 함께 교육적 목적으로 무심천 발원지를 둘러보기로 했다. 무심천은 청주의 젖줄 하천으로 도심을 남북으로 가로지르고 있다.
잠시 후 10시 40분께 조양은 A씨에게 “벌레가 많고 걷기가 힘들어 먼저 내려가 있겠다”고 말했다.
A씨가 딸과 헤어진 곳은 등산로 초입 돗자리를 깔아놓은 곳까지 약 500m 거리였다.
무심천 발원지 표지석에 도착한 A씨는 일행 중 초등학생 2명을 돗자리가 있는 곳으로 다시 내려보냈다.
표지석에서 사진 촬영을 마친 A씨 일행이 다시 돗자리에 있는 곳에 복귀한 시각은 오전 11시 50분께다.
돗자리 주변에는 그러나 조양이 없었고, 먼저 내려온 초등학생 2명뿐이었다.
이들 초등생은 돗자리까지 내려오면서도 조양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A씨 일행은 이후 조양을 찾아 약 1시간 동안 무심천 발원지 등산로 일대를 뒤지다 발견하지 못하자 마침내 112에 신고했다.
A씨는 “돗자리와 차가 있는 곳까지 먼 거리가 아니었고, 딸과 헤어진 뒤 얼마 되지 않아 초등생 2명을 내려보냈기 때문에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조양의 행방이 묘연해지자 경찰은 이튿날 24일 공개수사로 전환하고 본격적인 수색에 나섰다.
지금까지 연 2천여명의 군·경·소방 인력이 주변 산과 수풀, 저수지 등을 샅샅이 수색했지만 조양의 흔적을 찾는 데는 실패했다.
청주시 도심 곳곳에는 조양을 찾기 위한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지자체도 통장·이장단 등을 총동원해 조은누리양 찾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수색 현장에는 학부모·장애인단체 소속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조양이 다니던 학교 관계자는 “교사와 모든 학생이 한마음으로 조은누리양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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