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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명 외식 브랜드, 가맹사업 줄줄이 철수
한국 프랜차이즈는 죽음의 시장
토다이·카페네스카페 등
정보공개서 등록취소 20% 급증
경영난 이유…최저임금도 영향
다양한 프랜차이즈 간판이 늘어선 서울 명동 거리 모습. [연합]

올 들어 가맹사업을 중단하거나 폐업한 프랜차이즈가 지난해에 비해 100여개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프랜차이즈의 약 80%가 외식업종이라는 점에서, 침체된 외식시장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로 볼 수 있다. ‘토다이’, ‘카페네스카페’ 등 유명 외식·커피 전문점도 최근 가맹사업 중단을 공식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30일 헤럴드경제가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공개된 가맹본부 정보공개서 등록 취소 리스트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1~6월) 정보공개서 등록을 취소한 브랜드는 754개로 전년 동기(625개) 대비 2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공개서는 가맹본부의 재무상황과 실적, 가맹점 개설·운영 비용 등의 정보를 담은 문서로, 가맹사업을 하려는 업체는 이 정보공개서를 필수 등록해야 한다.

공정위가 가맹본부의 정보공개서 등록을 직권 취소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들 업체 모두 등록을 자진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본부 스스로 가맹사업에서 손을 떼겠다는 의미다. 실제 가맹점은 없지만 만약을 대비해 정보공개서를 우선 등록한 뒤 취소한 업체들도 있으나, 대개는 경영 악화로 직영점만 남겨두고 가맹사업을 중단하거나 아예 폐업한 업체들이라고 공정위 관계자는 밝혔다.

특히 지난 4월 정보공개서 등록 취소 브랜드 명단엔 유명 외식·커피 브랜드도 다수 포함됐다.

글로벌 뷔페 브랜드 토다이는 지난 4월11일자로 정보공개서 등록을 취소했다. 토다이는 씨푸드 뷔페 성장세가 꺾이면서 지난 2017~2018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영업 부진을 겪어왔다. 토다이 관계자는 “가맹사업은 일찌감치 중단했지만 정보공개서는 계속 업데이트해 왔는데 (직영만하고) 더이상 가맹점을 운영할 일이 없을 듯 해 이번에 아예 취소하게 된 것”이라며 “매장 규모가 크다보니 개인이 운영하기도 어려워 가맹사업을 연장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토다이는 현재 서울 목동점, 명동점, 분당점, 중계점, 반포점 등 5개 직영매장만 운영 중이다.

외식기업 바인에프씨가 2011년, 2012년 각각 론칭한 ‘셰프의 국수전’과 ‘셰프의 육개장’은 운영 효율화를 위해 아예 브랜드 간판을 내린다. 바인에프씨는 두 브랜드 대표 메뉴로 구성해 론칭한 신규 브랜드 ‘셰프의 국수&육개장’만 남겨두고 나머지 두 브랜드는 가맹사업을 중단키로 했다. 외식경기 악화 등으로 바인에프씨는 지난해 12월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할 만큼 경영난을 겪었다. 한때 60여개까지 늘었던 매장 수는 16개로 쪼그라들었고, 급기야 가맹사업을 접기에 이른 것이다.

커피전문점 중에선 카페네스카페, 디초콜릿커피 등이 지난 4월 정보공개서 등록을 포기했다.

글로벌 기업 네슬레가 설립한 네스카페의 커피전문점 브랜드 카페네스카페는 국내에서 쥬노FNC를 통해 브랜드 라이선싱 방식으로 운영돼왔다. 불과 3~4년 전까지만 해도 매장 수가 100여개에 달했으나, 지난해 12월31일 기준으로 국내 전 매장이 문을 닫았다. 이는 네슬레가 한국 사업에서 캡슐커피 등 리테일 비즈니스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네슬레코리아 관계자는 밝혔다.

디초콜릿커피를 운영하는 할리스에프앤비는 브랜드 운영 역량을 집중·강화하고자 기존 브랜드와 신규 ‘디초콜릿커피앤드’ 브랜드를 병합키로 하면서 디초콜릿커피 정보공개서 등록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대만식 카스테라 전문점의 2017년 줄폐점 이후에도 명맥을 이어오던 프랜차이즈 2곳 (대만락 카스테라, 단수이대왕카스테라)도 정보공개서 등록을 취소하고 가맹사업 철수를 최근 공식화했다.

김종백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대외협력팀장은 “정보공개서 등록을 취소한 외식 프랜차이즈가 작년보다 크게 늘었다는 건 그만큼 외식 프랜차이즈 운영이 어렵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며 “브랜드 관리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고 내실을 다지기 위해서 가맹사업을 접는다는 업체들이 있다”고 했다.

한국프랜차이즈학회장인 이승창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가맹본부의 정보공개서 등록 취소 증가와 관련해 “올해 차액가맹금 등 정보공개서 기재사항이 강화되면서 영세 프랜차이즈 입장에선 행정 준비가 어려워진 영향도 있다”며 “최근 몇 년간 급격하게 오른 최저임금 영향까지 겹치면서 중소·영세 가맹본부는 가맹사업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혜미 기자/h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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