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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순 일없다”면서 왜 남하?…수상한 北어선, 송환키로
예인때 엔진정상 등 의문점 여전

정부 당국이 지난 27일 밤 동해 NLL(북방한계선)을 넘었다가 우리 해군에 예인된 북한 어선 및 탑승자들을 송환키로 했다. 다만 몇가지 의문이 남아 명확한 규명이 필요해 보인다.

29일 군 당국에 따르면, 강원도 양양의 군항으로 이송된 탑승자 3명에 대한 국가정보원과 군경 등의 합동조사 결과 대공용의점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탑승자 3명 전원이 북한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보여 이들 전원을 북한으로 송환키로 했다. 앞서 지난 13일 발생한 ‘해상판 노크귀순’ 사건 당시에도 탑승자 4명 중 ‘북한으로 돌아가겠다’는 2명에 대해 원하는 대로 처분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과 관련 각종 의혹이 확산하고 있어 군 당국은 향후 조사결과를 소상히 밝혀 의혹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예인된 배는 북한군의 부업선이라는 점, 탑승자 3명 중 1명은 북한군 군복을 입고 있었던 점, NLL 월선 직전인 27일 밤 10시 15분 NLL 북방 5.5㎞(해안과의 거리 20여㎞) 지점에 한동안 정지해 있다가 엔진을 가동해 남하한 점, 밤 11시 21분 NLL을 넘은 직후 계속 남하한 점, 즉각 출동한 우리 해군 함정을 만나자 배 중간 수직기둥(마스트)에 흰 수건을 걸었으나 귀순의사를 보이지는 않은 점, 우리 군에 예인될 때까지 엔진 상태가 정상이었던 점, 해안을 따라 정남향으로 항해하면서 육지의 불빛을 확인하고 위치를 판별할 수 있었으나 “방향성을 잃었다”고 진술한 점 등은 모두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사항이다. 이 때문에 군 당국은 사건 초기 해당 어선을 현장에서 즉시 퇴거조치 하지 않고 직접 예인해 관계기관의 정밀 합동조사를 실시했다.

우리 군이 북한 어선을 해상에서 직접 예인해 조사한 건 지난 6월 15일 삼척항에 무단 입항한 ‘해상판 노크귀순’ 사건 이후 처음이다. 군 당국에 따르면, 올해 동해 NLL을 넘어 불법조업을 하다 적발돼 퇴거조치 당한 북한 어선은 400여척(5월31일~7월28일 기준)에 달한다. 발견하면 퇴거조치가 통상적 대응에 해당하는 셈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우리 군이 퇴거조치한 북한 어선 40여척에 비해 9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올해 북한 어선의 동해 ‘출몰’이 잦은 이유에 대해 군 당국은 올해 동해 NLL 일대에 오징어 어장이 형성된 것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군 당국이 이번에 예인한 북한 어선을 직접 살펴본 결과 배 안에는 고기잡이를 위한 각종 어구와 잡힌 오징어 등이 발견됐다. 배 크기는 ‘노크귀순’ 당시의 북한 어선과 거의 같은 크기였다. 이들은 처음에 우리 군 함정이 손전등으로 신호를 보내자 불빛으로 응답하고, 흰색 수건을 내걸어 귀순 선박으로 오인되기도 했다. 그러나 귀순 의사를 묻는 질문에 “아니요, 일없습니다(괜찮습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한 기자/soo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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