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일반음식점으로 신고된 ‘광주 클럽’…경찰, 공무원도 소환 계획
광주 서구, 2016년 7월 조례 제정해 일반음식점의 춤 영업장 허가
2층 복층 구조물 불법 증개축 여부, 안전성 검사 시행 여부 확인 중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건물 내 복층 구조물이 무너져 2명이 사망하고 10여명이 다친 ‘광주 K클럽’이 ‘일반음식점’으로 영업 허가를 받은 뒤 클럽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사고가 불법 증개축이나 부실관리 등 ‘예고된 인재’ 일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 중 하나다.

경찰은 27일 건물주와 클럽 대표, 영업부장 등 종사자 2명 등 4명을 불러 조사를 진행하는 가운데 불법 증개축, 인허가 과정이 적법했는 지 보기 위해 관련 공무원 소환도 검토 중이다.

27일 광주 서구 치평동에서 내부 구조물 붕괴로 사망자 2명, 부상자 10여명이 발생한 K클럽의 외관. [연합뉴스]

경찰, 광주 서구청 등에 따르면 K 클럽은 2015년 7월에 주류와 음식만 판매할 수 있는 ‘일반음식점’으로 최초 영업허가를 받았다. 즉 객석에서 춤을 출 수 있는 ‘유흥주점’은 아니다. 그런데도 객석에서 춤을 추는 변칙 영업행위를 하다 2016년 3월 무렵에는 영업정지 1개월, 6000여만의 과징금 처분도 받았다.

이후 광주 서구청은 2016년 7월 ‘광주 서구 객석에서 춤을 추는 행위가 허용되는 일반음식점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 영업장 면적이 150㎡ 이하인 경우 춤추는 영업장 허가를 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조례에 150㎡ 초과 영업장 가운데 조례 시행 이전에 식품위생법에 따라 신고된 일반음식점의 경우 춤추는 영업장으로 허가를 줄 수 있다는 부칙도 달았다.

K클럽은 붕괴 지점인 2층 복층을 포함해 연면적이 504.09㎡라고 신고돼 있다. 이 정도는 춤추는 영업장 허가 면적(150㎡)을 훨씬 초과하지만 이 조례가 시행된 2016년 7월 이전에 영업허가를 받았으므로 춤을 추는 영업 행위를 해도 무방해졌다.

27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K클럽의 복층 구조물 붕괴 사고 뒤 처참해진 내부의 모습. [연합뉴스]

이 클럽은 감성주점 성격으로 운영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바닥에서 2.5m 높이에 설치된 7∼8평 크기 복층 구조물에선 사고 당시 40여명이 춤을 추고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소방당국은 복층 구조물에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몰리면서 하중을 견디지 못한 일부가 무너져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평소 복층으로 오르는 계단이 허술해보였다는 목격자 진술이 나오면서 불법 증개축, 부실 관리 의혹도 나오고 있다.

광주클럽붕괴 수사본부는 27일 업주 등 4명을 불러 조사를 하고 있으며 과실치사상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인허가 내용과 달리 무리하게 복층구조물을 설치했는지, 안전성 검사 시행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

또한 복층 구조물에 오를 때 안전요원을 배치했는지, 사고 뒤 손님을 비상대피로로 제대로 안내했는 지도 확인하고 있다. 광주 서구 조례에 따르면 영업장 면적 100㎡당 1명씩 안전 요원을 고정 배치해야 한다. K클럽은 영업장 면적은 504.09㎡이므로 최소 5명 이상의 안전요원을 둬야했다.

수사본부는 이들을 조사한 뒤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수사본부는 또 광주 서구 인허가 담당 공무원도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이 날 오전 2시29분께 광주 서구 치평동 한 건물 2층의 클럽에서 복층 천장 구조물이 붕괴했다. 이 사고로 손님들이 깔리면서 A(38)씨가 숨지고 15명이 구조됐다. 부상자 중 중상을 입어 대학병원에서 치료받던 오모(27)씨도 끝내 숨져 사망자는 2명으로 늘었다. 부상자 가운데 광주세계수영대회에 출전한 미국 선수 2명 등 외국인 4명도 포함됐다.

jsh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