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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분산 ID의 활성화와 개인정보의 자기 주권화

최근 들어 분산 ID (Decentralized Identity, 이하 DID)라는 용어가 언론 등에 많이 쓰이면서 동시에 ‘개인 정보의 자기 주권화’(Self-Sovereign Identity, 이하 SSI)도 화제가 되고 있다. 사실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 동안 수많은 ID를 생성 및 보유 관리 한다. 주민등록번호나 여권번호, 운전면허등록번호는 물론 금융, 공공, 기업, 포털, SNS 활동 등 많은 곳에서 ID가 생성되고 이용된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두가지 궁금증이 생겨난다. 첫째, 생성되고 이용되는 각 ID가 과연 ‘나’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지. 둘째는 생성된 ID를 과연 내가 소유하고 있는 가 하는 점이다. 먼저 현재 ID 체계가 ‘나’라는 것을 증명(Identification proof)하는 것인지부터 보자. 우리는 보통 ID가 ‘나’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패스워드를 입력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나’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아닌, 해당 ID가 내가 소유하고 있는 것이 맞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나’라는 증명은 ID를 생성할 때 단 한번 ‘나’라는 것을 증명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따라서 이후에는 얼마든지 ID 도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각 관련 서비스 기관들은 추가 인증 수단을 요구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현재의 ID 체계만으로는 ‘나’에 대한 증명이라고 보기에는 다소 어려운 면이 있다고 생각된다.

다음은 현재 우리가 만들어서 이용하고 있는 ID가 과연 ‘나’의 것이 맞는지다. 예를 들어.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살때 온라인 쇼핑몰에 ‘나’의 ID를 생성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ID가 정말 ‘나’와 얼마나 연관성을 가지고 있을까? ‘나’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면 ‘나’는 스스로 이 ID를 다른 곳에서도 충분히 이용 가능해야 한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생성된 ID정보는 등록한 서비스 기관에서 저장 관리한다. 이렇게 관리되는 ID는 기관간 ID 연계(ID Federation)을 통해서만 다른 기관에서 이용 가능한 구조로 되어 있다. 즉, 내가 만들어서 이용하고 있는 ID는 서비스 기관 측면에서 가입자 관리를 위한 용도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해당 ID의 소유자는 ‘나’보다는 서비스 기관이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해결책과 유럽연합에서 시작된 GDPR 등 개인정보보호 강화 측면에서, “‘나’에 대한 증명 방법을 강화하되 ‘나’의 정보는 내가 소유해야 한다”는 개인 정보의 자기 주권화(SSI)의 소비자 권익 보호가 설득력을 가지게 되었다. 국제적 웹 표준화 기구인 W3C를 중심으로 활발히 DID 표준 규격이 논의되고 있다. DID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나’를 중심으로 생성된 ID를 기반으로 실제 ‘나’를 증명할 수 있는 연구로 이어지고 있다. 많은 기업들의 참여 하에 비즈니스에 접목시키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실제 서비스 기관 중심의 기존 ID 체계와는 달리 사용자 중심의 DID 개념과 블록 체인 분산 기술을 기반으로 많은 컨소시엄이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DID에 대한 관심이 올해 들어 급증하고 있고 금융위원회에서 발표한 혁신 금융 서비스 중 DID 규제 특례 또한 이러한 배경하에 추진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DID가 아직은 활성화 초기단계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초기 단계인 만큼 DID 인프라가 각각 별도로 진행될 소지도 많다. 지난 6월 26일 한국FIDO산업포럼과 한국전자서명포럼이 공동으로 개최한 ‘블록 체인 분산 인증 기술 세미나’를 통해 DID 에 대한 활성화 방안 및 각 DID 인프라간 호환성에 대해 논의가 시작된 것은 이러한 관점에서 상당히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겠다. DID 활성화를 위해서 DID 기술 스펙에 대한 논의가 다양한 업체들과 이해관계자들의 컨소시엄을 통해 함께 연구되고 이를 통해 국제표준으로 접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컨소시엄 협력뿐 만 아니라 국제적인 협력 체계를 가질 수 있는 얼라이언스 체계 또한 구축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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