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EU 달리는데 우린 첫 발도.."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대표
"혁신 초석이 될 법 미뤄지고 있어"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8일 멈춰선 국회를 향해 "답답하고 매우 안타깝다"고 직격했다. 데이터경제 활성화를 위한 필수 관문인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작심 비판한 것이다.
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주최로 열린 '데이터경제 활성화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미국과 EU, 일본 등 거대경제권역은 데이터 관련 법제 정비를 마치고 더 나아가 국경 간 데이터 이동을 논의하고 있는데 우리는 데이터 활용·보호의 글로벌 수준의 규제개선조차 첫 발을 떼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신용정보법 개정안 공청회를 언급하면서는 "그 이후 국회에서 전혀 진전이 없다. 정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장관급 정부부처 공무원이 공식 석상에서 국회를 향해 이같은 감정 표현을 하는 건 이례적이다.
금융위 소관 법률 등을 담당하는 정무위는 지난 3월 피우진 보훈처장의 회의 불참과 손혜원 의원 부친 독립유공자 선정 관련 자료 제출 거부 논란 등으로 현재까지 파행 상태다.
최 위원장은 "국회에서 데이터경제 3법을 개정하지 않는다면 정부의 노력은 한시적이고 그 효과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국회공전이 스타트업들에게 '기회의 사다리'를 박탈할 우려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법 개정이 지연될수록 마이데이터, 비금융CB(신용정보업) 등의 사업을 위해 적은 자본금과 인력으로 하루하루 대형 금융회사와 생존을 건 경쟁을 하고 있는 핀테크 기업, 스타트업의 어려움이 가중된다는 것이다.
법 개정 지연이 유럽연합(EU) 진출을 꿈꾸는 국내 중소기업들의 성장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지난해 5월 EU의 개인정보보호규정(GDPR) 시행으로 EU 거주자의 개인정보를 국내로 이전하려면 EU 집행위원회 적정성평가가 필요한데, 평가 전제가 되는 데이터경제 3법 개정 지연으로 평가를 완료하지 못해 유럽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기업들의 영업활동에 상당한 비용이 초래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
간담회엔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토스)대표와 김태훈 레이니스트(뱅크샐러드) 대표 등 핀테크 업체 관계자 30여명이 참석했다.
이승건 대표는 "신정법 개정안에 대해 여야간 이견 크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정치적 이슈나 여러 다른 이슈로 인해 혁신의 가장 큰 초석이 되는 법 개정이 미뤄지는 것은 정말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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