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모색에 모두 동의하나 방법·시기 이견일 뿐”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평화당의 대다수 의원들이 신당 창당 움직임에 본격 돌입하면서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비당권파 측은 당 지도부가 기득권을 내려놔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당권파는 이같은 주장이 당권 투쟁에 불과하다고 맞서면서 분당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18일 평화당에 따르면 유성엽 평화당 원내대표 등 10명은 전날 새벽 신당 창당을 목표로 하는 ‘대안정치연대’를 결성했다. 이들은 내년 총선 전까지 3단계로 나눠 신당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유성엽 원내대표는 전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신당의 목표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양당 기득권을 타파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세력을 창출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유 원내대표는 “변화와 희망을 만들어내기 위해 모든 의원들이 기득권을 다 내려놓아야 한다”며 “특히 재선 이상 중진 의원들은 더욱 기득권을 내려놓고 새 정치세력 태동에 헌신해야 한다고 결의·다짐했다”고 강조했다.
유 원내대표는 특히 정동영 평화당 대표의 결단을 요구했다. 그는 “우리 다수의 의견은 제3지대 신당으로 가는 데 정동영 당 대표가 걸림돌이라는 것”이라며 “정 대표가 무엇을 잘못해서가 아니라, 정 대표가 (직을) 내려놔야 제3지대 신당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정 대표의 사퇴를 요구한 것이다.
그러나 정 대표 측은 강경하다. 정 대표를 포함한 당권파는 이들의 신당 창당 움직임을 ‘당권 투쟁’으로 보고 있다. 정 대표의 한 측근 인사는 통화에서 “(비당권파의 주장은) 최고위원회를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로 가자는 것인데 어떻게 비대위 체제로 총선을 치를 수 있느냐”며 “(비당권파는) 정 대표가 당권을 쥐고 공천을 좌지우지 할 것이라고 하는데 사실이 아니다. 이런 주장 자체가 결국 당권 투쟁으로 밖에 볼 수 없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당이 공식 창당되면 다 내려놓고 3지대에 합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내홍을 극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번 내홍의 구도가 사실상 정 대표와 박 의원의 갈등 양상으로 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가지 유감은 한 원로정치인의 역할”이라며 “당의 단합을 위해서 노력하기보다 뒤에서 들쑤시고 분열을 선동하는 그 분의 행태는 당을 위해서 참으로 불행한 일”이라며 사실상 박지원 의원을 겨냥했다.
당의 향후 진로를 두고 양 측 간의 이견이 계속되면 결국 분당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일각에선 양 측 간의 봉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대안정치연대에 속한 한 의원은 “정 대표를 포함한 대부분 의원들이 지금 상태로는 총선을 치르지 못한다는 것에 동의한다”며 “다만, 혁신위원회를 만들 것이냐, 당 전체를 변화시키는 신당으로 전환할 것이냐를 두고 이견이 있는 것인데 결국 나중엔 정 대표도 같이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정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 역시 “당의 변화가 없으면 안된다는 것에 모두가 공감하는데 어떤 식으로 변화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방법론 차이일 뿐”이라며 “정계개편 여건과 시기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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