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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無알코올 칵테일’ 한잔이면 돼…술 없이 잘노는게 ‘힙’
알코올 외면하는 트렌드…여가 생활 풍경까지 바꿔놔
타임지 “밀레니얼 세대, 알코올 즐길만큼의 여유 없어”
구글·위워크 등 실리콘밸리 기업들 음주 줄이기 움직임
건강을 생각하는 ‘웰니스’ 열풍이 알코올 소비 문화까지 바꿔놓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최근 뉴욕에서는 알코올이 들어있지 않은 칵테일을 판매하는 ‘논알코올 바’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해가 진 뉴욕 브루클린의 한 거리. 멋진 차림의 남녀들이 모여 한 바(bar)로 들어간다. 메뉴판을 보며 꼼꼼히 칵테일을 고른 그들은 한 잔의 음료와 함께 그날 하루의 고단함을 지인과의 담소로 풀어낸다. 일반적인 ‘밤 문화’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이들이 마시는 것이 모두 알코올이 들어간 진짜 술이 아니라는 점이다.

술을 즐기지 않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사교활동, 여가의 모습이 변화하고 있다. 최근 뉴욕에서 가장 ‘핫 한’ 공간으로 꼽히는 겟어웨이(Getaway)의 창업자는 ‘술집에 꼭 술이 있어야 하나’라는 질문에 답으로 이 같은 ‘논알코올 바(bar)’를 만들었다. 타임(TIME), 포춘(Fortune)지 등 유력 매체들은 겟어웨이의 등장에 주목했고, 결국 ‘술 없는 사회적 공간’을 만들고자 했던 겟어웨이의 실험은 성공했다.

샘 토니스 겟어웨이 사장은 “당신은 이곳에서도 바텐더 앞에 앉아 칵테일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고, 옆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과 일상의 담소를 나눌수도 있다. 이 곳은 사회적 공간”이라면서 “사교활동에서 술은 부차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사교활동의 주인공이었던 ‘술’이 조연으로 밀려나고 있는 것은 단지 뉴욕의 브루클린만의 현상은 아니다. 건강한 삶을 추구하기 위한 ‘웰니스’ 열풍이 무절제한 음주문화에 대한 반성으로 이어지면서, 일상에서 알코올을 배제하기 위한 움직임은 확실한 대중트렌드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술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변화를 조명한 저서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의 저자 루비 워링턴은 “술을 외면하는 문화는 웰니스 혁명의 연장선에 있다”면서 “삶에 대한 태도 변화는 술이 우리 몸에 미칠 수 있는 해로운 영향에 대한 인식으로까지 발전했다”고 분석했다.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유행처럼 번져나가기 이전에, 영국에서는 일찍이 ‘드라이 재뉴어리(Dry January)’을 통해 음주를 줄이고자하는 움직임이 일었다. 1월 한 달간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을 뜻하는 드라이 재뉴어리의 목표는 금주가 아닌 계획적인 음주생활을 유지하는 것이다.

국제주류시장연구소(IWSR)는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알코올 소비량이 뚜렷하게 감소하고 있으며, 이는 “드라이 재뉴어리가 단지 영국만의 운동에서 올해부터는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신경을 쓰는 소비자들이 논알코올 혹은 저도주 제품 소비를 늘려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른바 ‘금주문화’를 이끌고 있는 것은 10~20대 젊은층이다. 타임지는 밀레니얼의 금주 트렌드를 조명한 기사에서 젊은세대들이 알코올 소비를 줄이는 경제적·사회적 원인을 분석, 보도했다. 타임지는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과 동시에 X세대 이후의 세대들의 경제적 여유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 알코올 소비가 감소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했다.

타임지는 지난 2018년 진행된 파이낸셜타임스(FT)의 조사 결과를 인용, “20~30대를 맞이한 밀레니얼은 이전세대보다 수입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알코올을 소비할 여유가 적어진 것이 최근 알코올 소비량 감소를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술을 마시지 않는’ 현상은 변화하고 있는 기업문화에서도 목격되는 부분이다.

구글은 지난해 11월 성희롱 고발 처리 문제가 발생하자 과도한 음주단속을 포함해 업무 문화에 변화를 주겠다고 발표했다. 공유오피스 기업인 위워크(WeWork) 역시 지난해 10월 직원들의 음주량을 하루에 12온스, 즉 맥주 4잔으로 제한했다. 사내에서 발생하는 불미스러운 사건들의 원인이 대부분 가해자의 음주에서 비롯된다는 판단에서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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