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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구 큰손 ‘손오공’ 유상증자 먹구름?
92억 규모…1·2대 최대주주 불참
실권주 발생부담에 주가급락 우려


완구업체 손오공이 9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소액주주들이 고민에 빠졌다. 최대주주는 발을 뺐기 때문이다. 실권주가 대량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주가 하락이 불보듯 뻔하지만, 그렇다고 신주를 인수하기엔 업황이 걱정이다.

11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손오공의 최대주주 마텔마케팅홀딩스는 오는 9월 2~3일 청약에 들어가는 주주 배정 유상증자에 배정되는 신주 60만여주 전량을 인수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글로벌 완구업체 마텔은 2016년 최신규 전 회장으로부터 지분 12%를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회사 측은 “증자 청약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최대주주로서의 지위는 변동이 없고 사업 파트너로서의 관계 유지에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해 청약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증자 후 마텔의 지분율은 9.77%까지 희석될 예정이다. 지분 4.93%를 들고 있는 최 전 회장도 배정된 신주 25만주 가량을 인수하지 않기로 한 상태다.

손오공은 이번 증자로 조달하는 금액 전액을 올 초 마텔이 홍콩 완구·게임박람회에서 선보인 BTS 피규어와 엑스가리온을 매입해 국내에 유통하기 위한 자금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혀왔다. 역대 히트작인 터닝메카트의 인기가 급격히 식으면서 2017년 영업적자까지 기록했던 손오공이 분위기 반전을 위해 야심차게 BTS 피규어 국내 출시를 준비했지만 3월말 현재 현금성자산이 16억원에 불과해 고육지책으로 이번 증자를 추진했다.

최대주주가 발을 빼면서 공은 지분 83.1%를 소유한 소액주주들에게 넘어갔다. 배정된 신주 외에 추가로 일반 공모에 청약할 경우 이런 가능성을 줄일 수 있지만 완구 업계 업황이 좋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지난해 국내 합계 출산율이 0.98명으로 떨어지면서 완구 시장 수요가 급감하고 있고 수입완구의 비중이 80%대 중반까지 치솟으면서 국내 매출 비중이 99%에 달하는 손오공의 영업 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실권주는 주관사인 이베스트투자증권이 12%의 수수료를 받고 인수한다. 보호예수기간도 없어 일반 주주보다 12% 싸게 인수한 실권주를 조기에 시장에 대량 매도할 경우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 원호연기자/why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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