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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수기에 항공권이 특가라고?
경험 쌓인 고객 자유여행 선호
여행사들 예약 못채워 ‘땡처리’


이커머스 위메프는 최근 ‘위메프 투어’를 론칭하면서 해외투어 패키지를 50%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여기에 항공권 5%, 10% 할인권을 선착순으로 나눠주는가 하면 아시아나항공에 대해서는 한도 없이 7% 할인쿠폰을 뿌리기도 했다. 10만원 한도 내에서 반값에 살 수 있는 50% 할인 쿠폰도 지급했다. 경쟁사인 티몬은 퍼스트데이와 티몬데이가 겹쳤던 지난 1일 괌 5일 자유여행 패키지를 39만9000원에 내놓고, 티웨이 제주 편도 항공권을 3900원에 판매했다. 8일 티몬데이에도 이스타 제주도 편도 항공권이 7900원에 나왔다.

휴가철이 본격화하는 7월, 여행 수요가 많아지면서 항공권이나 해외 호텔 등 여행 특가 상품이 ‘쏙’ 들어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올해는 유독 시기와 상관없이 ‘특가’ 상품이 쏟아지는 이유는 뭘까.

업계는 내국인들이 패키지여행에서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등 여행 패턴이 빠른 속도로 바뀌었지만, 여행업계가 수요 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점을 꼽고 있다.

당초 여행업계는 최근 출국자 증가 추이를 고려해 올해도 패키지상품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 패키지 속에 들어갈 항공편이나 숙소, 렌트카 등 여행 상품들을 대량으로 예약했다. 하지만 예상만큼 패키지상품이 판매되지 않자 이미 자리를 확보한 여행 상품들을 ‘울며 겨자먹기’로 ‘땡처리’를 해야 할 상황이 됐다. 그 자리를 메꾸지 않으면 해당 업체가 패널티를 물어 내년 물량 확보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가령, A여행사가 베트남 다낭 패키지상품을 기획해 항공권, 숙소 등 20명분을 예약했는데, 실제 패키지 예약 인원이 15명밖에 되지 않은 상황과 같다. A여행사는 빈자리인 5명분을 그대로 두면 이미 계약한 항공사나 호텔 등으로부터 패널티를 받아 내년 물량을 원하는 만큼 받을 수 없다. 이에 5명분의 항공권, 숙소 등을 홈페이지나 이커머스 등에 특가로 내놓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업계 1위인 하나투어의 패키지 송출 실적을 보면, 업계의 어려움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 회사의 패키지 고객 수는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해도 전년동기대비 17.11% 증가하는 등 두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2분기에 7.15%로 잠시 주춤하더니 성수기가 낀 3분기에는 -11.71%로 역성장했다. 이후에도 4분기 -6.95%, 올 1분기 -12.36%, 2분기 -13.13% 등 ‘마이너스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 이커머스 여행담당 상품기획자(MD)는 “해외여행의 일상화로 내국인들의 해외 경험이 쌓인데다 항공권이나 호텔 등 가격비교가 쉬운 온라인여행사(OTA)가 급증하자 고객들이 패키지보다는 자유여행을 선호하게 됐다”며 “여행업계의 수요 예측 실패 결과로 7월에도 특가 상품이 쏟아지면서 ‘미리 예약해야 싸게 간다’라는 여행 공식도 깨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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