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유럽도, 미국도 내리는데…기준금리 고민 깊어지는 한은
분양가상한제 도입 예고
강력한 대출규제 유지돼
8월 인하 가능성 높아져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들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태세를 갖추고 나오면서 한국은행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한은은 진작 지난달부터 인하 쪽으로 노선 변화를 줘 왔지만, 쫓기듯 금리를 내리게 되면 자칫 금융안정 저해 등의 후폭풍을 맞을 수 있고 정작 위급할 때 쓸 수 있는 ‘통화완화 카드’를 한장 잃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이 인하에 분명한 의지를 보이고 있고, 일본의 경제 보복 등으로 경기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한은이 예상보다 조기 인하에 나설 수 있단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집값 자극 우려는 일단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도입 방침으로 한시름 덜게 됐다.

유진투자증권은 11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함에 따라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커졌다고 진단했다.

이상재 연구원은 이날 “파월의 하원 의회 증언 특징은 더할 나위 없는 강력한 비둘기파적 면모를 보였다는 점”이라며 “6월 고용 호조에도 고용시장의 과열이 아닌 점을 분명히 한 점, 미국경제가 양호하지만, 대외여건의 역류를 강조한점, 낮은 인플레이션의 장기화 가능성을 인정한 점 등이 그렇다”고 분석했다.

이어 “파월의 증언을 고려하면 하반기 미 금리인하 횟수는 미·중 무역협상의 함수로, 협상이 순항하면 인하가 멈추고 난항을 보일 경우 인하가 지속될 것”이라며 “7월 인하 이후 추가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한은이 당장 이달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크진 않아 보인다. 미국이 금리를 내릴 것을 예상해 인하하기엔 여러모로 부담스러운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결정되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이달 말 예정이돼 있고, 한은의 기준금리를 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는 그에 앞선 오는 18일 열리게 된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금리 인하 시사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도 높아졌다”며 “한은 총재의 ‘경제 상황에 따른 적절한 대응’ 발언, 성장률 전망 하향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한은의 금리 인하는 시점의 문제”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다만 한미 기준금리 역전 부담, 주택가격 반등 등 금융 불균형 우려, 낮은 기준금리 수준 등을 고려할 때 한은의 금리 인하는 미 연준에 후행하는 8월 금융통화위원회로 예상되며 연내 두 차례 인하 기대는 불확실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기준금리를 둘러싼 한은에 대한 압박은 점차 거세지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한 라디오에 출연, “여러 가지 경제여건이 변화했고 한은 금통위가 변화한 여건을 감안해 합리적으로 (기준금리를) 결정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금융정책과 재정정책이 폴리시믹스(Policy mix·정책조합)로 고려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남은 금통위는 7, 8, 10, 11월 등 총 네 차례로 인하 시점이 대체로 10월로 넘어가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gil@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