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아이가 여행을 가는 리얼리티 예능을 시작으로 아빠가 독박육아를 체험하는 육아 예능을 거치며 ‘공동육아’ 혹은 ‘함께 육아’라는 말은 이제 육아에서 익숙한 말이 됐다. 육아에서 여성에게 집중된 불이익이나,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에 대한 해묵은 갑론을박이 아니더라도 최근 사회적으로 육아맘의 고충과 스트레스를 해결해 주는 다양한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민간부문 남성 육아휴직자는 전년대비 46.7% 늘어난 1만7662명이었다. 전체 육아휴직자 9만9199명 중 남성 비율은 17.8%로, 지난해 육아휴직을 쓴 사람 6명 중 1명이 남자인 셈이다. 아직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남성의 육아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와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가면서 남성의 육아 참여도는 많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최근에는 여러 육아가정이 육아공동체를 형성하는 공동육아의 개념에서 엄마, 아빠가 역할을 나눠 육아를 분담하는 형태로 진화하며 부부가 함께 육아를 하는 ‘함께 육아’라는 더 진화된 개념으로 행복한 육아를 향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적, 문화적 변화에도 아직까지도 엄마가 육아를 전담하는 비중은 98%(통계청 기준)로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직까지 육아의 주체를 엄마가 아닌 아빠, 나아가 가족 전체로 확대하는 것이 쉽지 않은 한국 사회구조에서 어쩌면 공동육아라는 변화의 바람이 오히려 독박육아에 지친 육아맘에게는 또다른 상실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최근 사회적 분위기로 아빠의 육아참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것에 공감은 하면서도 실제로 실천하는 비율은 높지 않은 것을 볼 때, 공동육아에 앞서 육아에 대한 엄마와 아빠의 ‘같은 생각’이 필요할 것이 아닐까 한다.
육아에 대해 엄마의 역할, 아빠의역할을 나누고 그 나눠진 역할에서 서로 다른 관점으로 육아를 바라보게 된다면 ‘함께 육아’라는 단어의 의미는 점점 더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속에 존재하는 표현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행복한 육아를 위한 ‘함께 육아’는 엄마, 아빠 나아가 가족전체가 육아에 대한 고민과 생각, 그리고 행동을 함께하며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육아에 대한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육아는 엄마와 아빠의 역할이 어디까지 인지 구분하는 것이 아닌, 육아하는 매 순간 엄마, 아빠가 ‘같은 생각’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행복한 육아를 위해서는 엄마, 아빠가 역할을 분담하는 것이 아닌 역할을 함께하는 ‘함께 육아’로 바뀌어야 한다.
아이에게만 집중된 육아환경 또한 아이를 포함한 가족전체로 육아의 중심이 변화돼야 가족 전체가 행복한 육아가 될 수 있다. 그래야 가족이 모두 행복한 육아환경이 될 수 있다.
육아는 하나의 정답이 아닌 수많은 상황과 변수 속에서 각자의 해답을 찾는 과정이다. 부부가 함께 육아에 대한 해답을 찾고 노력한다면 육아맘의 힘겨운 시간이 가족이 함께 만들어가는 행복한 시간으로 바뀔 것이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의 속담을 되새겨야 할때다.
김봉근 잇더컴퍼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