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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상현의 세계 100대 골프 여행 - 아일랜드 라힌치골프클럽] 지그재그로 배치된 홀 ‘놀라움’ 가득언덕 너머로 미지의 샷 ‘재미’ 만끽
아일랜드의 바닷가 링크스 코스들 가운데 가장 재미있는 코스를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라힌치(Lahinch) 골프클럽 올드 코스다.

1892년 개장한 라힌치의 올드 코스는 2년 후 올드 톰 모리스가 재설계 했으며, 다시 1927년에 앨리스터 매킨지에 의해 또 한번 크게 개선되었다. 매킨지는 라힌치 재설계로 유명세를 탄 후, 미국으로 건너가 오거스타내셔널, 사이프러스포인트 등의 세계적인 골프코스를 만들었다.

오랜 세월이 흘러 원형이 퇴색된 코스는 1999년 마틴 호트리가 ‘매킨지 설계의 회복’을 기치로 완벽하게 재건하면서 2017년 세계 100대 코스 35위에 올랐다. 코스는 다른 어느 링크스와도 다른, 매우 독특한 레이아웃을 갖고 있다. 홀들은 마치 변칙 복서처럼 정신없이 지그재그로 방향을 틀어 나아가며, 골퍼에게 놀라움과 즐거움을 안겨준다.

클럽하우스 앞에서 북쪽을 향해 올라갔다 돌아 내려오는 첫 두 홀은 일견 평범하지만, 급격한 오르막 블라인드 티샷이 요구되는 난이도 높은 파4 3번 홀 앞에 서면 모험의 시작이 예감된다. 짧은 475야드 파5 4번홀은 코스의 백미다. 오르막 티샷을 페어웨이 오른편으로 안착시킨 후에는, ‘클롱다이크 (Klondyke)’라 불리는 높은 언덕 너머, 보이지 않는 그린을 향해 투 온을 노려볼 수 있다.

움푹 파인 웅덩이를 뜻하는 ‘델 (Dell)’이란 이름을 가진 154야드 5번 홀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이 역시 한 클럽 길게 잡고, 그린을 완전히 가리고 있는 러프 언덕 너머로 티샷을 날려야 한다.

서쪽 바다를 향해 나아가는 좌 도그렉 파4 6번 홀에서는 페어웨이 한 가운데 움푹 파인 벙커를 피해 벙커와 러프에 둘러싸인 그린을 공략해야 한다. 핸디캡 2번 홀이다.

북쪽의 후반 홀들은 코스를 감싸며 바다로 흘러드는 이나(Inagh)강과 폐허가 된 다우성 (Dough Castle)의 잔해가 배경을 이룬다. 바다를 향해 놓인 170야드 11번 홀은 또 하나의 아름다운 파3 홀이다. 좌우로 좁은 그린을 향해 정확한 아이언 샷을 구사해야 한다.

전장이 279야드에 불과한 파4 13번 홀은 장타자라면 원온도 노릴 수 있는 기회의 홀이다. 하지만 티샷이 그린 주변 긴 페스큐 러프나 그린사이드 벙커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가 있다.

코스는 길고 난이도 높은 파4 14번과 15번 홀을 지나면서 다소 평이하게 마무리된다. 플레이가 끝난 후에는, 클럽하우스에서 파노라마처럼 흘러가는 아일랜드 골프 여행의 추억을 음미하며, 정통 기네스 생맥주를 한 잔 즐길 일이다.

코스를 돌다 보면 멋진 뿔을 가진 염소를 만날 수도 있다. 3번 홀 옆에 살던 캐디 토미 월시가 키우던 염소들은 예전에 전설적인 영국의 아마추어 골퍼 존 볼이 이 코스를 찾았을 때 캐디처럼 그의 길 안내를 해주었다고 한다.

이후 염소는 라힌치의 날씨를 맞추는 전령으로 여겨지는데 클럽하우스 근처를 어슬렁거리면 비가 오고 샌드 언덕으로 가며 날씨가 좋다고 한다. 1956년에 클럽 캡틴이 이 염소를 골프장 로고에도 집어넣었다.

그린피는 성수기 기준 230파운드이다. 홈페이지에서 직접 예약할 수 있는데 카트없이 걷는 플레이만 허용된다.

라힌치는 마침 지난주에 유러피언투어 롤렉스 시리즈인 듀티프리아이리시오픈을 개최해 스페인의 존 람이 마지막날 무려 8언더파 62타를 쳐서 2타차 역전 우승을 달성했다. 라힌치에서 프로 대회가 열린 것은 1975년 이후 44년 만이다.

하지만 아마추어 대회는 자주 열린다. 1895년부터 매년 아일랜드 남부 아마추어 챔피언십이 열린다. 내년에는 팔머컵이 개최될 예정이기도 하다.

[사진과 글= 백상현 화이트파인 파트너스 대표, 골프 여행가] 

*이 글은 필자의 사이트 에서 발췌했습니다. 필자는 전 세계 5대륙 830여 곳의 명문 코스들을 여행사 도움 없이 직접 부킹하고 차를 몰고 가 라운드 한 국내 최고의 골프여행 전문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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