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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즘]‘勞리스크’ ‘中리스크’ 자동차, 비상구가 없다
2019년 7월 자동차 업계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중국의 ‘사드보복’ 후폭풍으로 중국 판매 부진은 헤어나오기는 커녕 더 깊은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최저임금 등을 둘러싼 노사관계도 양보없는 줄달리기를 하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일본의 반(반도체)·디(디스플레이)에 이어 추가 보복단계로 우리 경제의 큰 축을 이루고 있는 자동차와 조선 등이 될 수 있다는 경고마저 나오고 있다. 한마디로 한국자동차업계 탈출구가 현재로서는 없는 상태다.

올해 초 현대기아차는 신차를 내세워 760만대 판매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깊은 판매 부진으로 목표 달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차의 올해 5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21만713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9%나 감소했다. 지난 5월 판매대수는 3만6035대로 40.4% 급감했다. 현대차는 중국시장 부진 탈출을 위해 베이징 1공장 가동 중단 등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기아차도 중국 1호 공장을 현지 합작법인에 장기 임대하기로 했다. 기아차의 둥펑위에다기아 중국 옌청 1공장은 2002년 기아차(50%)와 둥펑자동차(25%), 위에다그룹(25%)이 합작 형태로 둥펑위에다기아를 세우면서 지은 첫 공장이다. 연간 생산 규모는 14만대였다.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수출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완성차 업계의 위기는 고스란히 부품업체로 이어졌다.

국내 자동차 1차 협력사는 1년만에 27곳이 줄었고 국내 대표적인 자동차 부품 기업인 만도마저 최근 대규모 희망퇴직과 임원 감축에 돌입하는 등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노사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협상에서 난항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상여금 월할 지급 취업규칙 변경을 통해 2개월에 한번씩 나눠주는 상여금 일부를 12개월로 분할해 월급처럼 나눠주는 취업규칙 변경안을 지난 27일 고용노동부에 제출했다. 이에 노조는 취업규칙 변경 강행땐 ‘총파업’으로 대응하겠다고 맞섰다. 여기에 노조측의 기본급 5.8% 인상과 당기순이익 30% 상과급 지급요구에 사측이 임금동결, 성과급 ‘0원’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어 ‘8년 연속 파업사태’를 이어갈 공산이 높다. 기아차 노조도 기본급 5.4% 인상과 영업이익 30%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 측이 반대 논리로 맞서고 있어 험로가 예상된다.

한국지엠 노사는 교섭 장소 선정을 놓고 대립하면서 교섭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 ‘노조리스크’와 ‘중국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일본 리스크까지 국내 자동차업계를 괴롭힐 것으로 보인다.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차량 한 대에 들어가는 3만여개의 부품 중 7000여개를 일본에서 수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현대기아차는 상당수 부품이 국산화돼 일본의 보복조치에도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일부 일본 부품의 경우 대체가 가능하다고 한다. 문제는 다른 완성차 업체다. 일부 업체의 경우 핵심부품 일부를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내외적 리스크로 인해 ‘사면초가’에 빠진 한국자동차산업은 한국 경제의 근간이다. 정부가 부르짖는 ‘제조업 르네상스’를 맞기 위해서라도 산업구조를 탈바꿈하고 무역의 패러다임이 변해야하며, 여기에 정부도 적극 나서야한다. 

이정환 산업섹션 자동차팀장 att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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