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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 달궈지는 전·현직 靑대변인 ‘입씨름’
민경욱, 고민정에 “한 판 시원하게 붙자”
앞서 문재인 대통령 G20 일정 놓고 충돌
개인적으로 선후배 관계…정치권 시선 끌어


민경욱(왼쪽) 전 청와대 대변인과 고민정 현 청와대 대변인의 브리핑 모습. [연합]

청와대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끊임없는 충돌이 ‘대변인 입씨름 전쟁’으로 번지고 있다. 한국당 대변인이 꺼낸 말을 청와대 대변인이 정면 반박하고, 한국당에선 ‘대변인 간 끝장 토론’을 말하는 등 판이 더욱 커지는 중이다. 입씨름 당사자가 전직, 현직 청와대 대변인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박근혜정부 때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9일 고민정 대변인을 향해 “혼자 말 안 되는 소리를 더듬대지 말고 방송에서 한 판 시원하게 붙자”고 제안했다. 민 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어차피 서로 말하는 일이 직업이고, 싸움은 (그쪽에서)먼저 걸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 대변인은 이어 특정 매체 기자들을 두고 “반론도 없이 고 대변인 주장만 줄창 쓴 기사들이 보인다”는 글을 연달아 남기기도 했다.

민 대변인은 전날에도 고 대변인을 지목해 “(고 대변인이 해명을 했지만)우려한대로 무슨 말을 하는지 핵심이 없다”며 “더 안타까운 것은 아나운서 출신이 주술 관계가 호응이 되지 않는 비문을 남발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고 대변인은 전날 오전 한 라디오에서 민 대변인을 저격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담의 주요 세션에 불참했다고 주장하는 영상이 사실과 다르다고 비판하면서다. 이 영상에는 G20 공식 행사의 첫날 세션 1에 문 대통령 대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참석했고, 문 대통령은 세션2가 거의 끝날 무렵에 나타났다는 내용 등이 담겨있다. 민 대변인은 이를 토대로 문 대통령에게 ‘G20 주요 일정 패싱’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고 대변인은 “G20 세션에서 대통령은 두 번 연설했다”며 “(세션 불참은)사실과 다른 부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 대변인을 향해 “민 의원은 팩트를 생명으로 생각하는 기자였다. 하지만 자신 편의대로 편집한 가능성이 있는 유튜버의 영상을 참고했다”며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말한 것이라면 의도가 궁금하고, 확인하지 않았다면 (그간)어떻게 기사를 쓰고 브리핑을 했을지 궁금하다”고 했다. 작심한 듯한 공세가 엿보인다.

두 대변인은 꾸준한 설전으로 상대방을 도발할 분위기다. 두 대변인은 청와대 전·현직 대변인으로 선후배 사이기도 해 정치권의 시선을 끌고 있다.

다만 판이 더욱 달궈져도 서로 간에 ‘끝장 토론’이 있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변인의 삶이란게 설전 앞에 항상 놓이게 마련이고, 일대일 끝장토론을 해서 해결될 일은 아니다”며 “게다가 청와대 입장에선 한국당의 체급을 키워주는 일로 보일 수 있는 것을 굳이 왜 하겠는가”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황교안 한국당 대표 간 1대 1 회담도 거부했다”며 “다른 정당과의 형평성 문제가 표면적 이유지만, 황교안 대표의 체급이 높아지는 것을 경계했다는 게 중론인데, 양 대변인 간의 설전으로 끝날 일”이라고 했다. 

이원율 기자/y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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