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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스, 다시 ‘우향우’…親시장으로
중도우파 신민주당 총선 승리
미초타키스 ‘경제 재탄생’ 탄력
급진좌파 ‘치프라스 시대’ 마감


그리스 총선이 열린 7일(현지시간)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신민주당 대표가 승리가 확실시 되자 당사에서 연설 후 손을 흔들고 있다.(위쪽 사진). 총선에서 참패하며 실각을 앞둔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 겸 급진좌파연합(시리자) 대표가 7일(현지시간) 선거결과가 사실상 확정되자 입장을 밝히기 위해 아테네 자페이온 홀에 들어서고 있다. 치프라스 총리는 이 자리서 패배를 인정했다. [로이터·AP]

그리스에서 ‘친시장 성향’의 우파 정당이 정권 교체에 성공하면서 구제 금융 이후 긴축정책으로 침체일로를 겪어 온 그리스 경제가 다시 성장궤도에 오를 것이란 국민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좌파 정당의 수장이자 최연소 총리로 주목을 받았던 알렉시스 치프라스 현 총리는 지난해 구제금융 체제의 마침표를 찍었음에도 불구하고 긴 긴축으로 등돌린 민심을 회복시키는 데 실패, ‘경제 재탄생’을 내건 중도 우파 신민주당(이하 신민당)의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대표에게 총리직을 넘겨주게 됐다.

7일(현지시간) 열린 그리스 총선의 개표가 대부분 마무리 된 가운데, 신민당은 39.6%의 득표율로 전체 300석 의석 중 약 158개의 의석을 차지하면서 31.6%를 득표한 급진좌파연합(시리자)에 승리했다. 승리가 확실시 되자 미초타키스 대표는 당사에서 “나는 모든 그리스인들을 위한 총리가 될 것”이라면서 “그리스는 고통스러운 시대를 벗어나 자랑스럽게 재도약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차기 총리에 오르게 된 미초타키스 대표는 정치 명문가 출신으로 금융계에서 경력을 쌓아온 대표적인 친기업 성향 인사다. 콘스탄티노스 미초타키스 전 총리의 아들인 그는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해 국제 컨설팅사인 매킨지 등에서 일하다 정치에 입문했다. 미초타키스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세금 감면, 일자리 창출, 공기업 민영화, 외국인 투자 유치 등을 시장 친화적 정책을 통해 그리스의 경제 성장률을 4%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약했다.

외신들은 미초타키스 대표의 강력한 성장 드라이브 공약이 경기 회복에 목말라 있는 민심을 공약하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수년간의 불황과 세 번의 국제적 구제금융으로 흔들리고 있는 그리스가 성장과 안정기로 복귀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010년 그리스는 방만한 재정지출로 국가가 부도위기에 몰리자 유럽연합(EU)와 국제통화기금(IMF)에 긴급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이후 세 차례에 걸려 자금을 수혈받은 그리스는 채권단과 합의한 재정 흑자를 달성하기 위해 세금인상, 공공지출 삭감 등 혹독한 긴축정책을 시행했다. 이후 그리스는 지난해 8월 구제금융에서 졸업하는데 성공했고, 2015~2016년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경제성장률도 지난해 2.2%까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여전히 향후 3년 간 성장 전망이 2% 안팎에 머물고 있는 데다 국민들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는 상황인만큼, 미초타키스 대표 역시 집권 초기부터 파격적인 규제 완화와 재정 지원 등에 나설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실제 그는 선거 승리 시 국제채권단과 긴축 관련 재협상을 해 재정지출을 늘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CNN은 “미초타키스 대표는 민영화와 같은 급격한 변화를 시행하고 그리스를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빠르게 전환시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지난 2015년 1월 긴축을 끝내겠다는 공약을 앞세워 그리스 역사상 첫 급진좌파 정당의 집권을 이끈 치프라스 총리는 구제금융 종식을 이끌어내고, 북마케도니아의 국호 분쟁을 매듭 짓는 등 업적에도 불구하고 구제금융 조기 졸업이라는 공약이행에는 실패하면서 결국 총리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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