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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폰데어라이엔-라가르드’ 체제, IT공룡 규제·대미 강경·확장적 통화정책 전망
빅5 인선 마무리
집행위원장 후보, IT공룡에 더 많은 제재 필요 주장
미국과도 강경 노선 유지할 듯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내정자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유럽연합(EU)이 주요 자리 인선을 끝내면서 앞으로 정책 방향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유럽의회는 9대 전반기 의장으로 이탈리아 출신 다비드 사솔리 의원을 뽑았다. 이로써 EU의 주요 5개 자리가 모두 주인을 찾았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EU외교·안보 고위대표로 호세프 보렐 전 스페인 외교장관, EU정상회의 상임으로으로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를 각각 내정했다. EU 행정부 수반 격인 차기 집행위원장 후보로는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독일 국방장관이 추천된 상태다.

EU 차기 지도부 면면을 살펴보면 앞으로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IT공룡과 적잖은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폰데어라이엔 후보자가 공식 인준을 통해 집행위원장에 오르면 구글, 아마존, 애플 등에 대한 EU의 반독점 혐의 조사를 최종감독하게 된다. 그는 지난 2017년 미국 거대 IT기업들이 “우리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고 이를 저장한다”며 더 많은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라가르드 ECB 총재 내정자 역시 지난 3월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글에서 IT기업들의 조세회피를 비판하면서 “돈을 번 나라에서 세금을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와 불편한 관계도 예상된다. 보렐 고위대표 내정자는 기존 EU의 외교정책을 계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그간 유럽 내 더 강력한 외교·국방 협력을 지지해왔으며 이란과 쿠바에 강력한 제재를 가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난해 왔다.

다만 라가르드 내정자와 폰데어라이엔 후보자 모두 미국 정책 입안자들과 다년 간 일을 해온 경험이 있단 점에서 무역협상 테이블을 마련하는데 좀더 수월해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콘스탄체 스텔첸뮐러 선임연구원은 “두 사람은 워싱턴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안다”며 두 사람이 안전한 한 쌍이라고 말했다.

EU 집행위원장으로 내정된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독일 국방장관.[AP]

ECB는 라가르드 체제에서 확장적 통화정책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마리오 드라기 ECB총재는 줄곧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과 또 다른 양적완화 프로그램이 있을 수 있다는 뜻을 밝혀왔다. 라가르드 내정자 역시 IMF총재 시절 조기 금리 인상을 경계하면서 금리를 현행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 때문에 라가르드 내정자가 임기 첫 해에 추가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단행할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또 경제학 관련 학위는 없는 정치인 이미지가 강한 그가 오히려 유로존 내 다양하고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율해 합의를 이끌어낼 적임자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 국채 수익률은 라가르드 내정 소식에 최저점을 기록하는 등 이미 시장은 추가 금리인하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자산운용사 롬바르드 오디어 IM의 살만 아메드 수석투자전략가는 “라가르드 내정자는 전임 마리오 드라기 체제의 정책 프레임 지속을 지지할 것”이라며 “라가르드 내정은 추가 양적완화가 확실시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밝혔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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