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연평균 20.7% 급성장…HMR ‘국민 식문화’로 확산
작년 3조규모 올 3조8900억으로 성장
초기 2030·1인가구서 全연령대 유입
‘나를 위한 시간과 투자’ 중시 영향 커

탕·찌개 등 한식…‘한끼식사’ 자리매김
5060 시니어세대 주요 소비층 급부상



2030세대, 1~2인 가구에 집중됐던 가정간편식(HMR) 소비가 전연령층을 아우르는 ‘국민 식문화’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한식 제품군이 다양해지며 5060 시니어 세대가 HMR 주요 소비층으로 급부상하는 추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HMR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 7255억원에서 지난해 3조원대 규모로 성장했다. 올해 HMR 시장은 3조 89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연평균 20%가 넘는 성장률이다.

롯데멤버스 엘포인트 리서치 플랫폼 라임은 ‘식생활 리포트-가정간편식편’을 통해 1인가구 비중의 증가, 전 연령층에 걸친 가치관의 변화를 HMR 시장의 성장 배경으로 분석하고 있다. 20~30대 밀레니얼 세대, 40대 X세대, 50~60대 베이비붐 세대 모두 ‘나를 위한 시간과 투자’를 가장 기대하는 가치 1순위로 꼽았다. 응답자의 82.7%가 HMR 이용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이용 경험이 없다는 응답은 18.3%에 그쳤다. 가사 노동을 최소화하고 편리성을 높인 HMR 소비가 우리나라 식탁 풍경을 바꾸고 있는 셈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는 578만8000가구(2018년 10월 기준)로 집계됐다. 전체 가구의 29.2%에 달하며 4인 가구 비중을 뛰어넘었다.

현재 HMR 시장의 주된 수요층은 ‘혼밥’ 빈도가 높은 1인 가구와 가사 노동 부담이 큰 유자녀 가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18 식품산업정보분석 전문기관 사업보고서’를 보면 밥ㆍ죽 HMR을 가장 많이 구매하는 소비층은 가구주 연령 40대(33.5%), 가구원 수는 1~2인 가구(40.1%), 가구 구성은 중ㆍ고등학생 자녀가 있는 가구(25.7%)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해 50~60대, 4~5인 가구의 HMR 소비가 가파르게 성장하며 새 소비층으로 유입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이 분석한 빅데이터에 따르면 평균 10끼 중 혼밥 수가 많은 소비층은 1~2인 가구(4.8끼), 미혼캥거루 가구(4.8끼), 시니어 가구 (4.4끼)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니어층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시니어 가구의 ‘맨밥’ HMR 침투율(1년 중 한 번이라도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 비율)은 30.4%로 3년 전인 2015년(3.7%)과 비교했을 때 26.7%포인트 늘었다. 이외에도 죽, 국ㆍ탕ㆍ찌개류 등 주식 HMR 침투율이 2배 이상씩 상승하며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식문화로 자리 잡았다.

초기 HMR 시장은 20~30대가 이끌었지만 HMR에 대한 편견을 깨는 한식 제품군이 늘며 중장년층이 빠르게 가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닐슨 소비자 패널의 레토르트HMR 소비 현황(2018년 기준)을 보면, 가구원 수 별로는 1~2인 가구가 785억 원의 구매액을 기록하면서도 34.2%의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4인 이상(534억)과 5인 이상 가구(193억)에서도 전년 대비 구매액이 각각 29.3%, 44.6% 증가하는 등 HMR의 주 소비층으로 부상했다.

세대 간 취식 행태와 메뉴 특성에는 차이가 있었다. 젊을수록 직접 조리 비중이 낮고, 한식 외 메뉴와 반찬 없는 원밀(One-Meal)형 취식이 높았다. 반면 5060세대에서는 밥, 국ㆍ탕ㆍ찌개, 반찬 등이 제대로 갖춰진 한식 차림에 대한 선호가 두드러졌다. 엘포인트 리서치 플랫폼 라임의 분석에 따르면 20~30대 1인 가구가 소비하는 HMR 유형은 1위가 데워먹는 간편식(85.2%), 2위가 간단히 조리한 뒤 먹는 간편식(83.9%)이었지만 50~60대 1~2인 가구에서는 해당 유형이 각각 79.0%, 84.3%로 순위가 뒤바뀌었다. 세대에 따라 선호하는 식사 유형이 달리 나타나며 HMR 제품군은 더욱 세분화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한편 국내 HMR 시장은 크게 네 가지 국면으로 진화했다. ‘HMR 1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는 레토르트 식품(3분 카레) 위주로 2000년 초반 즉석밥이 등장했다. 오뚜기와 CJ제일제당이 시장을 이끌었다. ‘HMR 2세대(2000년 초반~2013년)’는 냉동식품 위주의 냉장면ㆍ죽이 등장하고 CJ비비고, 풀무원, 아워홈이 냉동 만두 신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HMR 3세대(2013년~2014년)’엔 집밥을 대체하기 시작하며 냉동밥ㆍ컵밥, 탕ㆍ국ㆍ찌개 등 한식류 HMR이 늘어났다. 이마트는 자체 브랜드(PB) 피코크를 론칭했다. ‘HMR 4세대(2015년 이후)’는 스마트 푸드 시대로 한식을 넘어 중식, 동남아, 양식부터 분식ㆍ안주류까지 HMR 카테고리가 확장됐다. CJ 고메, 대상 안주야, 동원F&B, 한국야쿠르트, 롯데마트 요리하다 등이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유정 기자/kula@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