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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Insight- 장석일 KOTRA 뭄바이무역관 과장]‘Indian Hospitality’, 그 변화의 기로에서
작년 12월 한국에서도 인도 암바니 가문의 결혼식이 화제였던 모양이다. 인도에 화려하고 좋은 호텔이 많다는 것과, 인도 호텔업의 역사가 100년이 넘을 정도로 깊다는 것에 놀라는 사람들이 많았다.

한국을 대표하는 호텔로 신라호텔을 떠올리는 것처럼, 인도도 호텔하면 뭄바이의 타지마할 팰리스 호텔이나 뉴델리 ITC 마우리야 호텔을 떠올리곤 했다.

하지만 안팎의 공세로 인해 인도 호텔업 전통적 강자들의 위상이 예전같지 않다.

인도 호텔업에서 공고했던 IHCL의 헤게모니가 미국계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도전에 흔들리고 있다. 2016년 스타우드를 합병한 메리어트는 2018년, 진출한지 19년 만에 100번째 호텔을 인도에서 런칭한 최초의 외국계 호텔 체인이 됐다.

메리어트의 파상공세의 핵심은 다양한 세그먼트와 철학을 가진 30여개의 브랜드 포트폴리오다. 다양한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으면 소유와 운영이 분리될 수 있는 호텔의 특성상, 뭄바이와 같은 1선 도시의 소유주에게는 리츠칼튼이나 W 같은 럭셔리 브랜드를, 2선 도시에는 페어필드나 코트야드 같은 셀렉트 서비스 브랜드를 제시하는 것과 같이 소유주의 다양한 니즈에 부응하는 영업활동이 원활하기 때문이다.

메리어트는 위탁경영과 프랜차이징에만 집중하는 철저한 자산 경량화 진출 전략으로 신축 허가만 최소 3~4년 걸리는 인도 호텔업 진출의 허들을 극복하고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위협은 외부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다.

그동안 장외로 취급됐던 저가 숙박부분을 OYO가 표준화시키며 14만실 이상의 인벤토리를 확보, 창립 6년 만에 인도 최대의 호텔 체인으로 부상했다.

적당한 가격에 괜찮은 품질이 보장되는 경제적인 숙박업소는 인도의 뉴 밀레니얼들을 빠르게 사로잡았고,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인도인의 소비문화와, 내국인 여행객이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도 여행산업의 특성이 맞물려 단기간 내에 가맹호텔들을 불릴 수 있었다.

내외에서 닥쳐오는 급격한 환경 변화 속에서 인도의 기존 체인들은 경영전략을 재정비하며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IHCL을 비롯한 인도 체인들은 소유호텔을 직접 운영하는, 자산의 비중이 높은 경영전략을 취해왔으나 자산 비중을 낮춰 보다 공격적인 확장을 취할 기세다. 2022년까지 자사 포트폴리오의 60%를 위탁경영 호텔로 채우겠다고 선언한 IHCL은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던 브랜드를 럭셔리(Taj), 업스케일(Vivanta), 미드스케일(Ginger), 콜렉션(SeleQtion)으로 재편해 위탁경영 위주의 확장 정책을 뒷받침할 예정이다.

Indian Hospitality. 혹자는 1박에 500루피, 3평 남짓한 도미토리에서 김종욱을 찾던 그 밤들을, 누군가는 호수 한 가운데서 옛 라자들의 영화를 지켜보며 식사하던 그 순간을 떠올릴 수도 있겠다.

Indian Hospitality는 다양한 브랜드의 진출과 저가 숙박 시장의 제도권으로의 편입 등으로 양과 질, 모두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예정이다. 그리고 어쩌면, 영원히 변치 않을 것만 같던 그 밤들이 추억 속에만 존재하는 그 날이 올 수도 있겠다.

장석일 KOTRA 뭄바이무역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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