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 |
[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이란 근해에서 20일(현지시간) 격추된 미군의 무인정찰기는 이란 영공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비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격추 이후 21일 미 국방부와 이란군이 발표한 사건 당일 이 무인기의 비행 궤적을 종합하면 해당 무인기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부근의 미 공군기지에서 이륙했다.
이후 UAE의 해안선을 따라 북상했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이란 남동부까지 갔다가 귀환 중 이란의 대공 방어미사일에 격추됐다.
이란군은 이 무인기가 이란 남동부 항구도시 차바하르를 정탐했다고 판단했다.
익명을 요구한 중동의 한 군사 전문가는 22일 연합뉴스에 "이 무인기가 이란 영공을 침범했는지는 논란할 여지가 있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뒤 이란 영공 경계선을 따라 비행한 것은 사실인 것 같다"라며 "그 의도는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해당 무인기가 국제공역을 이용하려 했다면 남쪽으로 오만해 상공에 충분한 공간이 있었다"라며 "이란 영공의 경계에 근접함으로써 이란군의 대공 방어 능력과 대응 수준을 시험해 봤을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란 정부는 미군이 군사 충돌의 빌미로 삼으려고 이란군에 도발하기 위해 자국의 영공을 의도적으로 침범했다고 주장한다.
격추지점은 현재 미국과 이란의 발표가 엇갈린다.
미 국방부는 이 무인기가 북위 25도57분27초, 동경 56도52분39초 지점에서 이란의 지대공 미사일에 맞았다고 발표하면서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우리 무인기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최근 발생한 유조선 공격과 관련해 정찰 활동을 했다"라며 "격추지점은 이란에서 가장 가까운 해안선에서 약 34㎞ 거리인 이란 영공이 아니라 국제공역이었다"라고 주장했다.
통상 영해는 해안선에서 12해리(약 22㎞)까지가 경계이고 영공은 영해의 경계선에서 상공으로 수직선을 그어 구분한다.
반면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20일 자신의 트위터에 미군 무인기의 격추지점이 북위 25도59분43초, 동경 57도02분25초라고 밝혔다.
이 지점은 가장 가까운 이란 해안선에서 약 15㎞ 거리여서 이란 영공 경계선 안이다.
양국이 특정한 격추 지점은 평면 지도상 직선거리로 약 17㎞ 떨어졌다.
미국과 이란 둘 중 하나는 사실과 다른 근거를 제시한 셈이다.
husn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