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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시,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 파악에 ‘갈팡질팡’
- “영종도 관련 없다 주장하다”가 뒤늦게 번복

- 오락가락 행정에 시민들 분노만 커져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광역시가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 파악에 갈팡질팡하고 있다.

인천시는 당초 붉은 수돗물 사태지역은 서구뿐이지, 중구 영종도와는 관련이 없다고 그동안 주장해 왔으나 수자원공사 조사 결과를 수용하며 기존 주장을 번복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천시의 오락가락 행정으로 인해 붉은 수돗물로 15일째 생활피해를 입고 있는 서구지역 주민 등 인천시민들의 분노만 커져가고 있다.

박준하 인천시 행정부시장은 13일 기자실에서 붉은 수돗물 사태와 관련, “지난달 30일 풍납취수장ㆍ성산가압장 전기설비 검사 과정에서 서구 지역의 수질 문제가 발생했다”며 “붉은 수돗물 발생에 대해 수자원공사 관계자 등 전문가와 논의한 결과 영종도 지역도 이번 수계 전환 영향으로 수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사진>

이번 사태로 인천 서구에서는 8500가구가, 중구 영종도에서는 약 250가구가 적수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피해 신고는 서구에서 1만9000건, 영종도에서 270여건이 각각 접수됐다.

인천시는 이날 발표 전까지만 해도 영종도는 서구지역과는 수돗물을 공급받는 경로가 다르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며, 이번 적수 사태와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사후 보상 대상에도 포함하지 않았다.

하지만, 수산정수장에서 역방향으로 공급된 상수도 일부가 영종도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수자원공사 관로 전문가의 조사 결과가 나오자 인천시는 영종도도 이번 사태의 영향권 안에 있다고 뒤늦게 시인하는 등 그동안의 입장을 번복했다.

붉은 수돗물 사태가 15일째 이어지고 있지만, 인천시는 그동안 해명에만 급급했을뿐, 해결 기미는커녕 오락가락 행정에 시민들의 불신만 더욱 키웠다.

서구 검단주민총연합회 등 3개 단체로 구성된 ‘인천 서구 수돗물 문제 해결 주민비상대책위원회’는 “서구 주민들이 적수로 인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한데도 인천시와 상수도사업본부는 검사한 수질이 적합하니 적수를 마셔도 된다며 주민을 우롱했다”며 상수도사업본부장 사퇴과 함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서구 지역 맘카페에서는 “방류 요령이나 보상 범위 등이 주민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 “민원 상담하는 분들이 명확한 방침 없이 개인적 생각으로 상담을 진행하는 것 같다” 등의 글과 함께 이물질로 가득 찬 필터나 마스크 사진 등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인천경실련은 성명를 통해 “이번 사태에서 인천시 상수도 행정과 위기 대처능력이 얼마나 한심한지 생생하게 목도했다”며 “박남춘 시장이 안전 관련 위기 대응능력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만회하려면 상수도사업본부 쇄신대책 등을 포함한 ‘물 관리’ 개혁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준하 부시장은 “영종도에 있는 인천공항에서도 적수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며 “적수 사태 이후 소화전 방류를 너무 많이 강하게 한 것이 오히려 유압이나 물의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 소화전 방류도 전문가 조언을 받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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