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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은 계속, 요건은 더 깐깐
고용유지 의무 강화…매출액 등 입증해야
30인 이상 사업장, 고용 줄이면 지원도 중단키로
내년도 예산도 2.5조원 편성 계획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느슨하게 운영돼 온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이 깐깐해진다. 그 대신 자금 지원은 내년에도 이어진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가 잦아들 때까지 한시 운영하겠다던 당초 취지와 달라 이에 대한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고용노동부는 12월 운용상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한 ‘일자리 안정자금 하반기 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자격 요건에 대한 심사를 강화, 부정 수급을 막는 데 초점을 뒀다. 고용부 관계자는 “최근 고용 상황이 점차 회복되고, 일자리 자금의 집행도 원활하다”며 “그간 영세 사업주들의 어려움을 고려해 일부 탄력적으로 운영했다면 이제는 원칙에 맞게 조정해 부정 수급 적발 등 사후 관리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사업주의 고용유지 의무가 강화된다. 1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은 일부 고용 인원을 줄일 때 매출액 등 관련 입증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그간 직전 3개월 대비 재고량 10% 이상 감소, 매출액 및 생산량 5% 이상 감소 등 사유를 간이로 입증하면 계속 일자리자금을 받을 수 있었다. 영세 사업장은 재고량, 판매량 등 자료가 부실하다는 이유로 사업주와 근로자의 서명으로 입증을 갈음해왔다. 하지만 앞으로 영세 사업장도 매출액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요건 검증이 엄격해지면서 입증이 번거로워진 셈이다.

30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 앞으로 고용 인원을 줄이면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된다. 현재까지 30인 이상 사업장이라도 고령자 고용 사업장, 노인 장기 요양기관 등은 최저임금 인상에 취약하다는 이유로 예외적으로 지원을 해왔다.

노동자의 소득 기준, 210만원에 대한 사후 검증도 강화된다. 내년에 신고한 월평균 보수가 231만원을 초과하면 지원금을 환수키로 했다. 지난해에는 190만원의 120%(230만원)을 초과하면 지원금을 일부 환수 조치했지만 올해는 환수 기준을 10%포인트 낮춘 110%로 정했다. 아울러 신청 당시 이미 퇴사한 노동자에 대한 소급 지원도 중단된다.

또 고용부는 매 분기별로 지도ㆍ점검에 나서고, 점검 대상도 지난해 연간 400개소에서 올해 1600개소로 늘리기로 했다. 사후 감시, 현장 점검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고용부는 내년도에도 일자리 안정자금 예산을 2조5000억원 규모로 설정했다. 매년 예산 규모가 조금씩 줄고 있다. 지난 2018년 최저임금 인상 여파를 막기 위해 일자리자금 2조9717억원을 처음 편성했다. 올해도 최저임금이 10.9% 올랐지만 지난해보다 오히려 줄어든 2조7600억원을 예산으로 잡았다. ‘한시적 지원’이라고 내세웠던 만큼 점차 예외조항, 지원대상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최저임금 여파를 막기 위해 3년간 혈세 약 9조원을 투입하게 되자 ‘사후약방문식’ 대책이라는 비난 목소리가 높다.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는 “지원을 멈추는 순간부터 일자리가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에 정부도 사업을 지속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최저임금을 무리하게 올려놓고 땜질식 대책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운영위원장도 “사업을 바로 중단하기 어려운 현실이 있겠지만 상시 사업으로 자리 잡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다른 제도와 결합시키는 방식으로 사업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일자리자금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부담이 커진 사업주에게 직원을 자르지 말라는 취지로 월 최대 15만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30명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월급 210만원 미만 근로자 고용이 지원 요건이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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